'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일찍 일어나 하루 일을 시작하는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얘기다. 이런 아침형 인간의 신체 시계는 오전 9시~오후 5시의 일반적인 사회 스케줄(학교·직장)에 맞춰져 있다. 아침형 인간이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더 낫다는 연구도 있었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발표된 '저녁형 인간'에 대한 연구 결과는 '아침형'에 대한 통념을 깨고 있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비롯해 여러 인터넷 매체들이 소개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이 성공하는 이유 네 가지를 정리했다.

뇌 과학자 러셀 포스터의 2013년 TED 강연


▲ 창의적이다
2006년, 이탈리아의 연구진은 120명을 '아침형' '저녁형(night owls)' '중간형'으로 분류하고 이들에 대해 그림테스트를 통해 각 그룹의 창의력을 조사했다. 이 조사 결과는 '저녁형'이 압도적으로 창의적이라는 것. '저녁형'은 비(非)관습적인 사고와 대안, 독창적인 해법을 찾는 능력을 더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2013년 스페인의 마드리드대 연구진이 청소년 1000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저녁형'은 '아침형'보다 문제 해결 능력과 지능지수(IQ)가 높았다. 대표적인 '저녁형' 인물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찰스 다윈, 아돌프 히틀러, 윈스턴 처칠, 엘비스 프레슬리.

▲ 돈을 많이 번다
마드리드대의 이 연구에선 또, 저녁형은 추론 능력에서 아침형 인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결과, 혁신적인 사고로 생각 못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거나 제안하는 고소득 직업과 연관이 있다. 미국 사우스햄튼대가 성인 1229명에 대해 1973~1974년 수면 패턴·사회경제적 환경·인지능력·건강 등을 기록하고 추적해서 이들이 65세 이상이 된 1998년 발표한 결과에서도 저녁형(밤 11시 이후 취침)의 평균(mean) 수입이 아침형보다 훨씬 높았다.

▲ 똑똑하다
2009년 런던정경대(LSE) 연구진이 8년간 대학생 1만 2000여 명을 상대로 수면 패턴과 IQ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저녁형 학생들은 IQ와 성적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또 아침형보다 더 능률적이었다. LSE의 논문에서는 지능이 높은 아이일수록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으로 자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미국 경영학석사(MBA) 과정 학생들의 성적 조사에는 저녁형 학생들의 점수가 높았다.
미 공군의 한 지능검사는 오전에 실시했는데도, 저녁형의 IQ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집중력이 높다
벨기에 리에주 대학교 연구진은 2009년, "저녁형이 아침형 인간보다 집중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두 집단에게 집중력을 요구하는 과제를 내주었고, 과제를 푸는 동안 두 집단 참가자들의 두뇌 활동을 MRI(자기공명장치)로 관찰했다.
그 결과, 오전 시간대에는 두 그룹의 집중력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저녁이 되자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보다 더 오래 집중력을 유지하며 피로를 훨씬 덜 느꼈다. 과제 수행 속도도 더 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