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4' 장착용 수소탄 개발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3일 오후 3시 (현지 시각·서울 시각 오후 3시 30분) 중대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 성공 발표는 이날 낮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감지된 후 3시간 만에 나왔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6번째로, 지난해 9월 9일 5차 핵실험 이후 약 1년 만이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 과학자들은 9월 3일 (낮) 12시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번 수소탄 시험은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 제작에 새로 연구·도입한 위력 조정 기술과 내부구조 설계방안의 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확증하기 위하여 진행됐다”고 했다. 이어 "시험 측정 결과 총폭발 위력과 분열 대 융합 위력비를 비롯한 핵 전투부의 위력 지표들과 2단열 핵무기로서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는 모든 물리적 지표들이 설계값에 충분히 도달했다”며 “이번 시험이 이전에 비해 전례 없이 큰 위력으로 진행됐지만 지표면 분출이나 방사성 물질 누출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에 대해 "우리의 핵무기 설계 및 제작 기술이 핵탄의 위력을 타격 대상과 목적에 따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었으며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매우 의의 있는 계기로 된다"고 자평했다.

방송은 이날 오전 김정은 노당당 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핵실험 단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은 이날 낮 12시 29분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 44㎞ 지역에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는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다.

이날 인공지진 규모는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당시와 비교해 약 5~6배의 위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앞서 5차례에 걸친 핵실험 규모는 각각 3.9, 4.5, 4.9, 4.8, 5.04로 평가됐다.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은 브리핑에서 “6차 (핵실험) 인공지진의 에너지 스펙트럼과 단층면 음파자료 분석 결과 인공지진이 확실하고 에너지 규모는 4차 핵실험보다 약 11배, 5차보다 5~6배 규모가 크다고 감지됐다”며 “4~5차 대비 6차가 파형 진폭이 크고, 지속시간이 좀 더 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