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인 1972년 10월 13일, 우루과이의 한 아마추어 럭비팀이 탄 전세기가 칠레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안데스 산맥을 넘다가 추락했다. 탑승자는 모두 45명이었다. 추락 직후 모두 12명이 사망했고, 눈 덮인 안데스 산맥의 깊은 산 속에서 영하 34도의 극심한 추위와 배고픔, 산사태가 이어지면서 수일 내에 17명이 또 숨졌다. 필사적인 구조 노력에도 72일이 흘렀고, 결국 두 명의 생존 탑승객이 10일간의 사투 끝에 산을 넘어 칠레 쪽 마을에 도착하면서 일부 탑승자들의 생존이 알려져 최종적으로 16명이 살아날 수 있었다.

1972년 혹한의 안데스산맥에서 추락한 여객기의 생존 탑승자들이 구조될 당시의 모습.

당시 비행기에 남은 음식이라곤 초콜릿 바와 과자 몇 봉지, 그리고 와인 몇 병뿐이었다. 그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죽은 승객들의 시신을 먹는 것이었다. 구조된 생존자 중 로베르토 카네사는 이후 당시 상황을 담은 ‘어떻게든 살아야 했다(I had to survive)’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이들의 얘기는 1993년 영화 ‘얼라이브(Alive)’로 제작됐다.

지난 8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근처 해상에서 조종사 2명이 탑승한 파이퍼 J-3 경비행기가 추락했다.

그런데 지난 8일, 이 45년 전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한 한 파이퍼 J-3 경비행기가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 인근 해상에 추락해 2명의 조종사 중 부조종사가 실종됐다고, 현지 매체 엘 파이스가 보도했다. 사고는 안데스산맥 항공기 추락 사고를 추모하기 위한 우루과이·칠레 럭비 친선경기가 열린 다음 날 바비큐 파티를 참석한 뒤 이륙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도중 발생했다.

생존자 16명 중 2명은 구조 요청을 위해 산을 내려가면서 몸에 한 쪽지를 지녔다. 그 쪽지엔 “산 속에 추락한 비행기가 있다. 난 우루과이에서 왔다. 열흘 동안이나 걷고 있고 비행기 안엔 아직 14명의 사람들이 살아있다. 모두 다친 상태다. 먹을 것도 없고 갈 곳도 없다. 더 이상 걷지 못하니 와서 우리를 구조해달라”고 써 있다.

한편 45년 전 추락 사고 현장에서 생존자들에게 시체를 먹어야 한다고 처음 주장했던 로베르토 카네사 박사도 이날 추모식에 참석했다. 그는 “정말 가슴 아픈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살기 위해서 친구를 먹어야 했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의 로베르토 카네사와 지금의 모습

40여 년 뒤, 카네사는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기들을 치료하는 심장병 분야의 유명한 전문의가 됐다. 그는 “안데스 산맥에서의 비행기 추락사고는 내게 앞으로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