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갖기가 정말 힘든 세상이다. 안 먹고 안 입고 모든 소득을 모아도 집을 마련하는데 전국 평균 5년 7개월, 서울에서라면 9년 2개월이 걸리며, 생애 최초 주택 마련은 전국 평균 6년 7개월이 걸린다고 한다.(국토교통부 2016년도 주거실태조사) 내 집 마련을 포기해도 높은 전월세비로 인한 고통이 남는다. 전월세비를 내려고 빚을 지거나 식비, 교육비, 의료비를 줄이다 보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Getty Images Bank

집을 한 채만 가진 사람도 고통이 없지 않다. 현실적으로 서민층과 중산층이 빚없이 내 집을 마련하기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 집을 사고, 평생 모은 돈을 집값으로 저당 잡혀 사는 1주택 소유자가 많다. 최근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생활비에서 대출금 상환 비중이 증가하면서 부담도 더 커졌다. 중도금 및 잔금 등을 대출받기가 어려워져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급증했으며, 심지어 분양 받은 집을 포기하는 일까지 생긴다. 1주택자에게 집은 자산보다 빚에 가깝다. 이른바 하우스푸어다.

집은 월세수입이나 투자용도로 활용하는 다주택자에게만 재산증식의 수단이다. '2016년 주택소유통계'에 의하면 집을 2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대한민국의 5177만명 국민 중 198만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5000만명의 국민이 임대료와 관리비 걱정이 없는 집을 꿈꾼다. 나아가 인간의 생애 주기에 맞춰 육아도 맡아주고, 교육도 해주고, 문화체험과 여가생활도 도와주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고, 필요할 때 나에게 맞는 일자리도 주고, 건강도 챙겨주는 집이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이런 '꿈 같은 집'을 만들기 위한 도전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누구나집'이다.

누구나집 모델을 세계 각 도시에 적합하게 진화시키기 위해 설립 중인 비영리재단 '생각하는 재단(가칭)'의 송은하 공동이사장은 "누구나집 실험의 가장 큰 과제는 우선 '내 집 같은 임대주택'이 아닌 '진짜 내 집인 임대주택'을 실현시키는 것이고, 그 다음은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게끔 재화와 에너지가 끊임없이 솟는 화수분을 집에 장착시키는 일"이라며 "이 과제를 풀기 위한 핵심 열쇠는 '시너지경제'에 있다. 한정된 자원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자원을 끊임없이 솟아나게 하는 원리인 시너지 이론을 집에 도입하면 과제가 해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진짜 내 집인 임대주택을 실현시키는 누구나집의 주체는 협동조합이다. 개인이 협동조합에 가입한 뒤 협동조합이 집을 구매해 조합원인 개인에게 임대를 주면 개별 협동조합원 입장에서는 '내 집을 내가 빌리는 셈'이 된다. 임차인인 동시에 집주인의 지위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임차인은 집 값의 10%만 낸다. 나머지 90% 중 80%는 공적 보증제도를 통해 대출금으로 충당하고, 10%는 시행사와 시공사 등 참여 기업이 부담한다. 임차인은 또 8년 동안 임대를 한 뒤에는 원할 때까지 무제한 임대를 해도 되고 개별 소유권을 가지고 싶으면 8년 전의 최초 분양가로 분양전환을 받을 수도 있다. 거주민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관리 과정에 참여했던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협동조합이 임대주택 소유지분을 갖는 '진짜 집주인'이 되는 것은 국내 최초다.

누구나집의 또 하나의 축은 '시너지 시스템'이다. 입주민은 우선 '시너지센터'를 통해 주거비·생활비·일자리 걱정을 덜 수 있다. 시너지센터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주거서비스가 제공되는데, 협동조합원이 시너지센터를 통해 소비를 하면 그 금액의 10%가 시너지포인트로 적립된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로 월세를 낮추는 것이 시너지 시스템의 일차적인 기능이다.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거주민이라면 누구나 다양한 일자리가 제공되므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시너지 시스템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누구나집은 협동조합 소유이므로 이 집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아파트 전체의 운영 수익과 부가 수익은 협동조합원인 임차인에게 계속 재분배 된다. 시너지 시스템이 장착되면 집이 '메타시너지 플랫폼'으로 변환되어 거주민에게 지속적으로 혜택을 제공해주는 생애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송은하 공동이사장은 "누구나집은 거주민에게는 혁신적인 삶의 질 향상을,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가치와 수익 창출 기회를, 지자체와 정부에게는 주거난과 복지 문제 해결을, 국가적으로는 집에 묶여 자던 전 국민의 일생을 통한 소득이 풀려 나오므로 경제적 부흥을 가져다 주기에 혁신적인 주거모델로 꼽히고 있다"며 이 가치를 인정받아 누구나집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