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은 '산타클로스'에 대한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다가 → 서서히 의문을 품게 되고 → 결국 '환상'이 깨지는 이 일련의 과정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굳게' 믿는 동안에는 이 '믿음'을 지켜줘도 좋다"고 말한다고, 캐나다의 글로벌 뉴스가 보도했다.

산타에 대한 믿음이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퀘벡의 컨커디어대 심리학자인 크리스틴 던필드는 아이들의 ‘믿음’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깨지는지,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해왔는데, 이를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둘러싼 거짓말에도 적용했다.

그 결과, “‘산타’같은 거짓말은 해로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산타가 있다고 믿는 것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감정 발달에 도움을 주며, 이후 거짓임을 깨닫는 과정에서도 ‘역(逆)사실적 추론 능력(counterfactual reasoning skills)’을 기르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주 어린 아이들은 "산타는 어디 살아요?"라며 전반적인 것들을 궁금해하고, 좀 더 나이가 든 아이들은 "산타는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온 세계를 돌아다녀요?" "어떻게 아이들이 원하는 걸 다 알 수 있어요?"와 같이 산타의 능력에 대해 더 예리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또 다른 친구에게서 들은 정보들과 맥락을, 자신이 가진 산타에 대한 지식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그리고 때가 되면, 아이는 산타가 하는 이 어마어마한 일들이 사실은 물리적으론 불가능한 '허구'란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물론 '아이들을 속였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던필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아이들은 '산타' 거짓말을 깨달을 때쯤에는 동시에 '선의의 거짓말'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산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것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부모에 대한 '믿음'이 깨졌다고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대(오스틴 소재) 심리학과 교수인 재클린 울시도 “아이들에게 불가능한 것을 상상하게 함으로써, 아이들은 차츰 연역적 이성 능력을 키워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사이의 경계를 따져보는 것, 이런 사고(思考)가 비행기에서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적 발견과 발명의 뿌리에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가 산타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면 어떡할 것인가. 아이들은 “어떻게 산타가 착한 아이, 나쁜 아이를 다 알아요?”라고 물을 수 있다.

던필드 교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아이는 그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되묻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는 그게 가능한지 아닌지 스스로 따져보고 이후 산타의 여러 ‘불가능한’ 일들을 검토·관찰하면서, 지금까지의 믿음을 고수할 것인지, 수정할 것인지 나름대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