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뽑은 2017년 10대 가짜 뉴스(fake news)를 공개했다.

RNC는 “2017년은 가차없는 편견과 불공정한 보도, 완전한 가짜 뉴스의 해였다”며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론 보도 90% 이상이 부정적”이라며 10대 가짜 뉴스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2017년 10대 가짜 뉴스를 발표했다.

가짜 뉴스 1위는 뉴욕타임스(NYT)가 차지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2016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직후 쓴 칼럼이 때문이다. 크루그먼은 당시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따른 ‘경제적 낙진(economic fallout)’을 우려하며 미국 경제가 ‘리얼리티쇼 스타’인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맞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미국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크루그먼의 예상은 빗나갔다.

NYT에 이어 ‘트럼프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게 2016년 대통령선거 운동 중 러시아 관리들을 만나도록 지시했다’는 브라이언 로스 기자의 ABC 보도가 2위에 올랐다. 아울러,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민주당 관련 문건을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먼저 받아 봤다는 CNN의 보도가 3위 가짜 뉴스로 지목됐다.

트럼프와 노골적으로 갈등을 빚어온 CNN은 전체 10건의 가짜 뉴스 중 4건을 차지했다. 이밖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4위)과 뉴스위크(8위), 워싱턴포스트(WP·5위) 등이 10대 가짜 뉴스 출처에 포함됐다.

이날 공화당 사이트는 10대 가짜 뉴스를 보려는 접속자들의 폭주로 한때 접속이 끊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매우 타락하고 부정직한 언론 보도들에도 불구하고 존경할만한 기자들이 여전히 많으며 미국인들이 자랑스러워 할 좋은 뉴스들이 많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발표된 10대 가짜 뉴스 선정 소식에 대한 미국 정치권 안팎의 반응은 냉담했다. CNN머니는 트럼프가 취임한 뒤 이날까지 ‘가짜 뉴스’, ‘가짜 여론조사’, ‘가짜 언론’을 비롯해 트위터와 공개석상을 통해 ‘가짜’라는 단어를 최소 404차례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RNC로부터 2017년 가짜 뉴스 1위로 뽑혔다.

트럼프의 일상적인 가짜 뉴스 발언은 그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여론조사회사 갤럽과 미국 비영리단체 나이트파운데이션이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원의 40%가 정치권을 부정적으로 보는 뉴스는 사실이라도 언제나 가짜 뉴스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가짜 뉴스 타령에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공화당의 존 맥케인 의원은 “미국 대통령(트럼프)이 적법성을 부여한 가짜 뉴스라는 말은 독재자들이 기자들을 침묵시키고 정적을 약하게 만들며 언론의 감시를 피하고 시민들을 오도하는 데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최근 정계은퇴를 선언한 플레이크 의원은 이날 상원 연설에서 가짜 뉴스 운운하며 언론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 트럼프가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가 뽑은 10대 가짜 뉴스는 다음과 같다.

1위 : (뉴욕타임스) 트럼프 대통령 치하에서 미 증시 회복 불가능을 예고한 폴 크루그먼
2위 : (ABC방송)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브라이언 로스 기자의 오보
3위 : (CNN) 트럼프 선거대책본부가 선거운동 초반 위키리크스가 해킹한 문건들을 봤다는 보도
4위 : (타임)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마틴 루터 킹의 흉상을 치웠다는 보도
5위 : (워싱턴포스트) 지난해 12월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집회가 지지자들로 가득 채워지지 않았다는 데이브 웨이글의 트윗
6위 : (CNN) 일본 방문 때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와 함께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과도하게 많이 줬다는 동영상
7위 : (CNN)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과 러시아 간 유착 관계에 대한 보도
8위 : (뉴스위크) 폴란드 대통령의 부인 아가타 코른하우세르 두다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했다는 보도
9위 : (CNN)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코미로부터 조사 받지 않을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는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는 보도
10위 : (뉴욕타임스) 트럼프 미 행정부가 기후변화 보고서를 숨겼다는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