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기자 우리가 먹는 홍어는 대부분이 수입홍어. 그중에서도 아르헨티나산이 가장 많다.

칠레산, 금어정책으로 거의 없어
흑산도홍어, 국내산 홍어의 15%
광주광역시=권경안 기자

광주(光州)시청 부근 김가원이라는 홍어전문점이 있다. 이곳에선 종업원이 손님들에게 묻는다. "삭힌 걸로 드릴까요, 생 걸로 드릴까요?" "아니면, 반반으로 드릴까요?"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삭힌 홍어를 연상한다. 그러나, 홍어의 본고장 흑산도나 홍도에서는 생선회처럼 싱싱한 홍어를 즐긴다. 삭힌 홍어도 내놓지만, 씹을수록 찰지고 입에 달라붙는 듯한 싱싱한 홍어를 으뜸으로 친다. 뭍으로 나오면, 삭힌 홍어가 대세이다. 전남 나주 영산포에서는 삭힌 홍어가 중심이다. 홍어를 통계로 살펴보았다.

◇흑산도 홍어, 지난해 200t가량
흑산도와 홍도 해역에서 잡는 홍어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곳 어민들이 잡는 홍어는 흑산수협에서 거래된다. 홍어마다 바코드를 부착한다. 주로 음식점 주인들이 경매에 참여한다. 전남 신안군 흑산수협은 "지난해 217t이 거래되었다"며 "위판고는 55억원이었다"고 말했다. 올들어 어획량은 74t. 홍어잡이를 금지하는 금어기(禁漁期)는 매년 6월 1일부터 7월15일까지. 금어기를 빼고는 연중 홍어잡이에 나선다. 겨울철이 시작되면서 홍어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산란기가 겨울철이어서 이때 잡은 홍어가 가장 살이 많고 부드럽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부터 흑산수협 거래량을 보면, 98t에서 169t사이를 오갔다. 근래 지난해의 어획량이 가장 많았다.

홍어는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서 잡히고 있다. 각 지역 수협에서 거래된다. 옹진, 영흥, 인천, 죽왕, 보령, 서산, 서천, 안면도, 군산, 목포, 영광,진도, 나로도, 신안(흑산), 삼천포, 진해, 통영, 사천, 부산, 제주수협 등이다. 나주 영산포에서 홍어유통으로 매년 5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영산홍어㈜ 강건희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모든 홍어는 DNA가 같은 한 종"이라며 "맛의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협에서 경매되는 홍어가격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흑산도 홍어가 가장 비싸다. 경남과 부산에서 거래되는 홍어가 싸다. 어느 바다에서 잡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셈이다. 지난해 전국 수협에서 거래된 홍어는 1404t. 귀한 대접을 받는 흑산도 홍어는 지난해의 경우 국내산 홍어중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수입산 홍어, 대부분 아르헨티나산
흑산도산 홍어를 찾는 일부러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음식점에서도 흑산도산 홍어는 비싸게 받는다. 국내산 홍어도 보기 어려운데 흑산도산 홍어는 접하기가 쉽지 않다. '믿고 먹는 수밖에' 별다른 수 없다. 삭혀서 유통하는 숙성홍어의 본고장은 전남 나주 영산포. 이곳에서도 음식점들은 흑산도 홍어와 수입산홍어를 구분해서 판매한다. 영산포에서는 홍어음식점 7곳, 유통점 40곳이 성업중이다. 음식점보다 유통의 비중이 크다.

이곳 영산포에서 전국으로 유통하는 홍어는 수입홍어다. 연간 1000~1200t을 오르내리고 있다. 연간 매출액규모는 200억원대라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완전히 얼린 상태인 냉동(冷凍)홍어의 경우 7044t이 수입되었다. 나주에서 유통하는 홍어의 비중은 수입물량의 14~17% 선. 일본 북해도해역에서 잡힌 홍어가 얼음속에 넣은 상태인 빙장(氷藏)상태로 목포로 수입되고 있지만, 냉동홍어통계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홍어는 국내산 수협위판량(1404t)에다 수입냉동홍어(7044t)을 더해야 하고, 여기에다 국내에서 잡혔지만 수협을 거치지 않는 개인간 거래 또는 소비 물량, 그리고 생홍어(빙장상태)로 수입되는 물량을 더해야 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유통된 홍어의 전체 물량은 ‘8488t+a’일 것이다. 수협위판량과 수입냉동홍어를 기준으로 한다면, 국내산은 16.5%, 수입홍어는 83.5%. 대부분 수입홍어를 먹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수입냉동홍어는 아르헨티나산이 가장 많았다. 아르헨티나(4825t)이 68.5%를 차지했다. 우루과이(748t), 미국(739t) 뉴질랜드(232t), 앙골라(169t), 캐나다(134t), 스페인(54t), 중국(48t), 칠레(40t)순이었다. 지난해 관세청 통계이다.

지난 2002년의 경우 칠레산 비중이 39.9%로 가장 많았고, 아르헨티나산이 17.9%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12년엔 아르헨티나산이 1위, 칠레산이 2위였다. 지난 2014년부터 칠레산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칠레산 홍어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자, 칠레앞바다에서의 홍어 남획으로 어족(홍어)자원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칠레는 이때부터 홍어잡이를 금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아직도 수입산중에서도 칠레산 홍어을 찾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실제 칠레산 홍어를 먹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