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여학생의 교복을 구분하지 않고 티셔츠·반바지로 이뤄진 '간편 교복'을 채택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최근까지도 여학생 교복은 대부분 허리선이 잘록하고 소매가 꼭 끼는 'S라인' 형태였다. "숨쉬기도 어렵다" "남학생 교복보다 불편하다"는 불만이 나오자 학교들이 교복의 편의성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광주광역시 송광중학교는 지난 4일부터 1학년 전원이 남녀 구분없는 하복(夏服)을 입는다. 짙은 남색 티셔츠와 반바지로 이뤄진 이 교복은 지난해 7월 학생들이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선정했다. 당시 상당수 여학생이 치마 대신 반바지를 선호했다고 한다. 이 학교 부장교사는 "여학생들이 치마 입고 수업 듣는 게 불편하다며 '그냥 바지 입으면 안 되느냐'는 요청을 많이 했다"면서 "남녀 구별 없이 교복을 통일하니 오히려 단정하고 깔끔해 보인다"고 했다.
부산 해운대구 동백중학교는 지난 1일부터 남색 티셔츠와 회색 반바지를 남녀 공용 교복으로 입는다. 경기도의 오마중학교도 최근 "남녀 교복 구분은 양성 평등에 어긋난다"며 교복 개선 찬반 의견서를 각 가정에 보냈다. 간편 교복을 택한 학교들은 싼 가격과 활동성을 장점으로 꼽는다. 울산생활과학고는 2017년 여름부터 하복을 남녀 공용으로 교체했다. 검은색 티셔츠와 반바지 교복은 학생들이 투표로 선정했다. 2학년 박모(14)양은 "체육복 겸용으로 입을 만큼 편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