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김진희(45)씨는 고등학생 아들과 부모님 건강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알레르기 방지 침구를 사용하고 있다. 침구를 새로 구입할 때마다 알레르기 방지 효과를 확인한다. 알레르기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집먼지진드기 예방 효과가 있다는 백화점 판매 직원 얘기를 들은 뒤부터 생긴 습관이다. 김씨는 "알레르기 방지 효과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으나 주변에 사용하는 이가 많아 계속 쓰게 된다"면서도 "효과를 의심받는 여러 유사과학 상품처럼 알레르기 방지 침구라는 기능성 원단도 마케팅이 만든 유사과학 제품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최고의 알레르기 방지 기능성 침구' '집먼지진드기를 차단합니다'.
시중에 판매 중인 알레르기 방지 침구의 광고 문구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집먼지진드기가 이불 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알레르기 방지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능할까.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방지 침구 제품은 고밀도 기능성 이불인 극세사 원단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 소재인 폴리에스터로 만들어 면(綿)보다 강도가 강한 데다 얇은 실로도 원단을 직조할 수 있어, 집먼지진드기가 침투할 만한 틈새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같은 원단만으로는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를 완벽하게 방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침구의 겉면 등에 서식하며 사람의 몸에서 떨어진 각질을 먹고 사는 집먼지진드기나 집먼지진드기 사체를 완전히 없앨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침구 하나에 사는 집먼지진드기는 1만 마리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리 잘 직조한 원단이라도 봉제선이나 작은 스크래치가 있는 부분을 따라 진드기가 이동할 수 있으므로 '알레르기 방지'라는 문구 사용은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화학소재인 폴리에스터 원단은 내구성이 강하고 잘 구겨지지 않아 야외 활동복이나 운동복 등에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에게는 거부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정전기를 많이 발생시키기 때문에 장시간 피부와 직접 맞닿는 속옷이나 이불에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미국 섬유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섬유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는 먼지를 끌어들이는 특성이 있어 폴리에스터 원단은 집먼지진드기에 더 취약할 수도 있다.
집먼지진드기가 일으키는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매일 이불을 털고, 1~2주에 한 번 세탁하면 도움된다. 가능하면 바닥에 카펫을 깔지 않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으려면 어떤 침구를 선택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피부 상태, 연령, 체형, 생활 습관 등에 따라 소재를 잘 살펴 침구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피부가 민감하지 않고 평소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사람은 이불 소재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피부가 예민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피부 자극이 적고 땀 흡수가 잘되는 소재를 택해야 한다. 한 침구업계 관계자는 "수면 중 체온 조절을 하기 위해 땀을 많이 흘리는 이들은 소재별 특성을 잘 살펴 침구류를 택해야 더 쾌적한 환경에서 잠잘 수 있다"며 "흡수성과 수분을 잘 배출시키는 투습성(透濕性)이 좋은 면 소재가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