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낮 경기 고양시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의 ‘고양 저유소(貯油所)’ 내 휘발유 탱크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저유소는 휘발유와 경유 등 유류(油類)를 주유소로 보내기 전 유류 탱크에 임시로 보관하는 장소다. 고양 저유소는 경기 북부와 인천시 등에 유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 저유소에는 유류 저장탱크가 지하 1개, 옥외 19개 등 총 20개가 있다. 불이 난 탱크는 옥외에 있다. 탱크 1개의 규모는 지름 28.4m, 높이 8.5m로 저장할 수 있는 탱크 용량은 490만ℓ(리터)다. 화재 당시 불이 난 유류 저장탱크에는 440만ℓ의 휘발유가 남아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주유소 100곳 이상의 유류탱크를 모두 채울 수 있는 규모다.
고양저유소는 대한송유관공사가 운영하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1990년 1월 정부와 정유 5사 및 항공 2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다. 정부의 민영화 계획에 따라 2000년 12월 민영화됐다.
대한송유관공사는 해안가 정유공장에서 비축기지를 연결하는 1200㎞에 달하는 송유관을 운영한다. 또 경기 고양·판교, 대전, 충남 천안, 대구, 광주, 전북 전주, 강원 원주 등 저유소 8곳과 송유관에 석유를 수송하는 시설인 펌핑(Pumping)장 12곳을 운영한다.
현재 소방당국과 송유공사는 불이 난 저장탱크에서 배관을 통해 시간당 약 65만ℓ의 휘발유를 빼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이 난 탱크에 휘발유가 빠져, 바닥이 보이기 위해서는 5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김권운 고양소방서장은 "선루프식 탱크라서 탱크 뚜껑이 움직이는데, 2차 폭발은 큰 폭발은 아니었다"면서 "유류 특성상 또 폭발할 위험성에 대비를 하고 있지만, 추가 대형폭발은 없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불이 붙은 유류탱크에서 조심스럽게 배유(기름을 빼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류탱크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다른 곳에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하는 철 이외의 콘크리트 보호벽이 있다. 현재 소방당국은 인접 탱크에 불이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포소화약제를 사용해 불을 끄거나 온도를 낮추고 있다.
포소화약제는 거품으로 화재의 표면에 덮어 유증기와 산소의 접촉을 막아 불을 끄는 것이다.
송유관공사 측은 이번 화재로 휘발유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완 대한송유공사 홍보팀장은 "화재로 인한 수도권 휘발유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6분쯤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유류 저장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오후 3시 기준 소방당국은 소방헬기 3대를 포함해 111대의 특수차량 소방차량과 소방인력 299명을 투입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인명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