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뇌를 먹고 사망한 남성이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희귀병에 걸려 사망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4일 열린 감염 분야 학술대회 ‘2018 미국 감염병학회(IDWeek 2018)’에서 2015년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61세 남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희귀병에 대한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이 남성은 ‘인간 광우병’으로 알려진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진단을 받았다. 당시 남성이 기억력과 현실 지각, 걷기 능력 등 감퇴 증상을 호소해 증상 역시 일치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vCJD 확진을 받은 환자는 4명 뿐이다.
이 남성의 경우 사냥을 좋아해 다람쥐 뇌를 자주 먹은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를 발표한 연구진은 "다람쥐 뇌 때문에 CJD에 감염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vCJD는 주로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나 그 추출물로 만든 식품을 섭취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다람쥐 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성의 뇌척수액에서 vCJD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특정 단백질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다만 남성이 다람쥐 뇌 전체를 다 먹었는지 뇌조직 일부가 섞인 다람쥐 고기를 먹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vCJD에 감염되면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뇌의 단백질 이상으로 신경세포가 죽어 스펀지처럼 뇌에 구멍이 뚫린다. 환자는 감염 초기에 기억력 감퇴와 감각 부조화 등의 증세를 보이고, 이후 평형감각 둔화와 치매로 발전하며, 결국 움직이거나 말도 하지 못하다가 사망하게 된다. 일단 발병하면 3개월에서 1년 안에 죽게 되는 치명적 질환이다. 잠복기가 10~40년으로 긴 데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조직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인간광우병이 21세기에 가장 위험한 전염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