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67년간 이어져온 징병제(徵兵制)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대만군은 올해부터 본인 의사에 따라 입대하는 모병제(募兵制)를 전면 실시했다.
17일 대만 자유시보는 징병제로 모집된 의무복무 군인이 오는 26일 이전에 모두 제대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대만에서 징병제가 시작된 지 67년만인 오는 26일부터 대만군 모두가 본인이 지원해 입대한 군인만 남게 됐다.
대만은 1951년부터 징병제를 채택했다. 국공내전(중국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중화민국 정부를 대만으로 옮긴 후 작전 상의 이유에 따라 징병제가 시작됐다.
대만 정부는 줄곧 징병된 군인의 복무 기간을 줄여왔다. 각 군별로 2~3년을 의무 복무하다 1990년 7월부터 의무 복무 기간을 2년으로 통일했다. 2008년 7월부터는 기간을 1년으로 줄였다.
올해부터는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전면 시행했다. 대만 정부는 지난 1월 1일자로 모병제로만 군인을 모집해 지난해 12월에 입대한 의무복무 군인이 징병제 체제 아래에 있던 마지막 입영자가 됐다. 이들이 오는 26일 쯤 모두 전역하게 되면 대만군에는 모병제로 입대한 군인만 있게 되는 것이다.
대만의 징병제 폐지는 2008년 대선 당시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6년 내에 100% 모병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공약한 데 따른 것이다. 대만은 2003년 육·해·공군 병력을 대상으로 모병제를 처음 시범 실시한 뒤 지속적으로 모병 인원을 확대해왔다.
자유시보가 인용한 대만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군대 마지막 기수의 숫자는 육군 2225기 299명, 해군함정병 735기 39명, 해군 해병대 811기 41명, 공군 892기 33명 등 총 412명이라고 밝혔다. 2008년 7월부터 현재까지 복무자 78만여명이 1년 병역 기간을 지냈다.
현재 대만군 총 병력 수는 약 21만5000명으로, 이중 사무직·계약직 등을 빼면 총 18만8000명이 정식 편제 인원이다. 지난 10월 기준, 지원해 입대한 인원은 15만3000명으로 현 편제의 81%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