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온 노래는 다 잊어도 좋다. 새로운 방식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구 소재로, 또는 주제로 한 노래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두 노래는 지금까지의 노래와는 다르다. 노래하는 방식이며, 곡의 장르, 느낌까지 180도 확 달라졌다.
새롭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무장한 대구 노래 두 편이 나왔다. ‘그 여름 대구’와 ‘수성못에서’ 두 곡이다.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다. 대구를 소재로 만든 곡들이다.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내 여러 음원 사이트에서 정식 음원으로 들을 수 있다.
🔺‘그 여름, 대구’의 앨범 커버 모습. /대구음악창작소 제공
이 두 곡은 대구음악창작소가 2017년 ‘대구를 노래하다’ 공모 사업에서 당선됐다. ‘그 여름 대구’가 대상을, ‘수성못에서’가 최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대구를 배경으로 재치있는 가사와 세련된 멜로디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곡은 음악팬에게 선보이기 전 1년에 걸쳐 국내 정상급 뮤지션들의 손에 의해 편곡과 세션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였다. 이런 인고의 세공 끝에 두 곡은 선보인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한다.
🔺‘수성못에서’의 앨범 커버 모습. /대구음악창작소 제공
작년 말 대구음악창작소가 마련한 ‘청춘사운드 콘서트’ 공연에서 두 노래를 청중에게 들려준 결과 많은 사람이 "중독성이 있다", "기존에 대구를 소재로 한 노래가 트로트 등 중장년층을 겨냥했다면 이 두 곡은 젊은 사람은 물론이고 중년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대상 시상작인 ‘그 여름, 대구’는 이찬희가 노랫말을 지었고, 이찬희·조경철·이은주가 작곡했다. 보컬은 이찬희가 맡았다. 연주는 작곡자인 조경철·이은주 부부로 구성된 ‘듀오 조이’의 몫이다. 전국 공모 대상이지만 서울에서 활동하는 ‘듀오 조이’ 멤버 중 한 명의 아버지 고향이 대구이고, 보컬을 맡은 이찬희 역시 대구 사람이어서 ‘대구 감성’을 누구보다 더 잘 표현했다.
‘기억나 처음 만날 날/ 여름날에 대구 안에서/ 동성로라던가/ 대구 여자 예쁘다더니/ 널 두고 한 말이더라’로 시작되는 이 곡은 대구의 무더위를 실감나게 그렸다. 대구 동성로에서 첫눈에 반한 그녀가 뜨거운 대구의 여름날보다 더 핫(hot)하다는 노랫말이 귓가에 달콤하게 메아리 친다. 블루스와 펑키 스타일이 가미된 팝적 경향이 경쾌함을 선사한다. 때로는 보사노바적 리듬감도 군데군데 느낄 수 있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수성못에서'는 작사를 드리머(Dreamer·본명 손희웅)가, 작곡을 의정부범고래(본명 손기현)가 각각 맡았고, 손희웅이 보컬을 맡아 힙합의 진수를 보여준다.
'····커플 덕 본 Duck boat(덕 보트)들이 수성못 위에 몇 척/ 세보다가 다 세고 나면 가장자리 서서/ 다 같이 돌자 못외 한 바퀴/ 모르는 이들 사이 섞여 천천히 그려 도형···'
산책 코스로 사랑받고 있는 대구의 유원지 수성못을 그린 ‘수성못에서’는 금요일 저녁 수성못에서 느낀 여유로움을 담백하게 풀어낸 랩과 일렉사운드의 조합이 강렬하면서도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젊은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랩과 평키 사운드의 조합이 일품이다. 이 곡 역시 작사자이자 랩을 맡은 드리머는 대구가 고향이다.
이들 곡들이 ‘여수밤바다’, ‘안동역에서’, ‘제주도의 푸른 밤’처럼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명곡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대구음악창작소는 "현대적 감성과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곡이라는 평가가 많아 히트곡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음악창작소는 이번 첫 음원 발매를 시작으로 작년 말 ‘제2회 대구를 노래하다’ 공모에서 입상작으로 선발한 세 곡도 음원 발매에 나서고, 대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곡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공모전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이번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각종 음원사이트뿐 아니라 여러 경로를 통해 대구를 홍보하는 곡들을 널리 알려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