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이스의 모험
모리에다 다카시 지음|박성민 옮김|눌와|252쪽|1만3800원
카레라이스는 일본인에겐 추억과 그리움으로 읽힌다. 일본 사람들은 보통 한 달에 세 번 이상 카레를 먹고, 어릴 때 엄마가 끓여준 카레의 향과 맛을 오감과 세포로 기억한다.
본래 카레는 인도 요리다. 커리가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카레라이스가 됐다. 음식 저널리스트 모리에다 다카시는 카레라이스가 이렇게 일본인의 '솔 푸드(soul food)'로 굳어지게 된 과정을 짚는다. 인도와 영국을 오가고 오래된 문헌을 뒤졌다.
음식 전파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향신료 커리가 유럽에 전파됐고, 일본 메이지 시대에 들어와 학교와 군대로 빠르게 보급됐다. 근대의 일본 관료들은 고기를 듬뿍 넣은 카레라이스야말로 일본의 체력을 강하게 해줄 서양의 음식이라 믿었고, 7세기부터 천년 넘게 유지한 육식 금지령까지 철폐해가며 카레라이스를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먹였다. 전쟁터에서 카레를 먹으며 싸웠던 군인들은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서도 카레를 그리워하게 된다.
읽고 나면 카레라이스 향기가 혀끝에서 맴도는 듯하다. 맛이란 이토록 질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