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워마드를 해부한다' 토론회 개최
하태경 "워마드, 10~20년 뒤 우리나라 가장 큰 암적 요소 될 것"
워마드 회원 30여명 고소한 피해 남성도 참석
이준석 "워마드 회원·여가부는 불참 유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23일 남성 혐오 성향인 여성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를 ‘독버섯’에 비유하며 "조만간 워마드를 폐쇄할 수 있는 기준을 담은 ‘워마드 폐쇄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워마드를 해부한다’ 토론회에서 "1980~1990년대 민주화운동 안에 통합진보당이라는 그늘이 존재한 것처럼, 여권(女權) 개선 운동에 워마드라는 ‘독버섯’이 있다"며 "통진당이라는 독버섯을 그대로 둔 결과 한국이 엄청난 이념 갈등에 시달렸듯, 워마드라는 독버섯을 미리 제거하지 않으면 10~20년 뒤 우리나라를 흔드는 가장 큰 암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워마드는 각오하라, 사망 아니면 불구가 될 것"이라며 "불법적인 특정 이념을 정당화하는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는 ‘워마드 폐쇄법(가칭)’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워마드를 해부한다’ 토론회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음란 사진을 공개하며 워마드 회원들에게 당한 피해 사실을 밝히고 있다.

◇ 오세라비 "페미니스트, 워마드 극단적 행태 거부해야"
하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선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사회를 맡았고,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인 필명 오세라비(61·본명 이영희) 작가, 노영희 변호사, 전혜선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윤리팀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여성인 오세라비 작가는 "워마드의 특징은 포르노 사이트를 방불케 하는 음란물, 특히 아동 음란물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업로드된다는 것"이라며 "병적인 성(性)놀이 문화를 즐기면서 페미니즘이라는 이념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업 페미니스트들이 주류인 여성단체의 이기주의와 ‘강단 페미니스트’들의 경력 쌓기가 갈등을 더 깊게 만든다"며 "워마드의 극단적 행태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일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이런 행태를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는 워마드의 비정상적이고 반지성적, 파괴적 행태에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들을 사회적 약자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며 일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워마드를 해부한다’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노영희 변호사,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오세라비 작가.

◇ 피해 남성 "워마드에 신상 털리자 모욕·살해 협박글 넘쳐나"
토론회에는 워마드를 통해 피해를 봤다는 한 남성 A씨가 나와 '나는 워마드에 이렇게 당했다'는 주제로 발언했다. 그는 신상공개를 원치 않는다며 나이와 직업을 밝히지 않았고, 가림막 뒤에서 얼굴을 가린 채 발언했다.

A씨는 "개인 홈페이지에 여성전용 주차장 등 남성차별적 정책을 비판하고 성범죄 무고 누명을 쓴 남성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는데, 워마드에 신상(개인 신상정보)이 털리면서 실명과 얼굴이 공개됐다"며 "저와 다른 남자가 성관계를 갖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합성돼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워마드에 신상이 털렸다는 얘기를 누군가의 쪽지를 보고 알았다"면서 "들어가 보니 온갖 합성사진과 살해협박글, 모욕과 명예훼손이 넘쳤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환청이 들릴 만큼 심각한 피해를 입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며 "워마드 운영자를 포함해 33명을 형사고소했다. 워마드는 사회악이고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트랜스젠더 가수라고 밝힌 워마드 회원 한 명이 "워마드가 얼마나 건전하고 숭고한 사상인지 보여주겠다"며 참석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나오지는 않았다고 주최 측이 밝혔다. 이 회원은 "회사 측 반대로 참석이 어렵다"고 이 최고위원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이 최고위원은 "이 토론회는 여성이라는 성(性) 전체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라면서 "워마드 회원이나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일반 방청객 70여명 참석했으나 대부분 남성

토론회에는 10~30대를 중심으로 방청객 70여 명이 참석했다. 다만 두 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남성이었다. 이 최고위원이 "질문하실 분"이라고 말하자, 방청객들은 손이 귀에 붙을 정도로 번쩍 들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질문을 던졌다.

방청석에 앉아 토론을 지켜보던 고모(남·31)씨는 "바른미래당이나 하 의원을 아직 지지하는 것은 아니고, 지켜보고 있다"며 "남녀 갈등을 부추겨 먹고 사는 여성단체에 들어가는 국가 예산 지원을 끊어야 한다. 그래야 워마드도 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인 백모(여·17)양은 "친구들은 페미니즘이 옳다고 여긴다. 하지만 워마드가 페미니즘의 실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워마드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여성(woman)과 방랑자(nomad)의 합성어인 워마드는 대표적인 남성 혐오 성향의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홍익대 남성 모델 몰래카메라 사진이 올라와 파장이 일었다. 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편파적이라며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수차례 개최한 이른바 ‘혜화역 시위’에는 매번 여성 수만 명이 참여했다.

워마드에는 또 천주교 성체(聖體·미사 때 신자들이 받아먹는 밀가루 떡)를 훼손한 사진과 성당 방화(放火)를 암시하는 글,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 등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