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인 홍익표 의원이 지난 15일 "왜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냐. 그 당시 학교 교육이라는 것이 거의 반공(反共) 교육이었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5·18 망언과 극우 정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 교육으로 그 아이들(현 20대)에게 (북한에 대한) 적대 의식을 심어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당 설훈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에 20대가 민주주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낮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여당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20대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홍 의원은 토론회에서 "정의로운 역사에 대한 교육, 민주주의 교육, 평화 인권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이런 젊은 층의 극우 세력화를 막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24일 본지 통화에서 "20대에서 상대적으로 북한과 통일 문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며 "20대에게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한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에) 아이를 키워봤으니까 내가 안다"며 "(당시에는)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적대적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들을 학교에서 아이들한테 사실상 강요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대북 정책에 교육부가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최근에는 10대의 5%만이 북한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교육부 조사 결과가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따라 학교 교육이 바뀌니까 10대에서 (대북) 적대 의식이 확 줄어들었지 않았느냐"고 했다.
민주당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도 지난 15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대 남성들에 대해 "일자리 시장이 위축되고, 미래가 불확실한데 자꾸 이런저런 불안 요소가 가중되다 보니 누군가를 배려·양보하는 마인드(사고방식) 자체가 안 생기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 20대에 대한 비판적 발언이 잇따르자 'MLB파크' '클리앙' 등 친여(親與)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이 20대 비하 '연타석 홈런'을 쳤다"며 "투표에 적극 참여해 여당을 지지했던 20대를 향해 '못 배워서 그렇다'는 말을 대놓고 하느냐" "20대 남자를 '개·돼지'나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운동권 특유의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장능인 대변인은 "민주당은 20대 청년을 교육도 못 받고 반공 교육에 세뇌된 '미개한 존재'로 보는 것이 당론이냐"며 "청년들은 '세뇌'시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보수라고 하면 싸잡아서 감옥에 보내고 치죄(治罪)하더니 이제는 20대도 마음에 안 드니까 싸잡아서 보수라서 그렇다고 엮으려 하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