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적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토 분쟁 중인 카슈미르 지역에서 서로 전투기를 출격하고 포격전을 벌이며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두 핵보유국이 자칫 전쟁 상황으로 치닫는 게 아닌가 우려도 나온다. 파키스탄 당국은 '핵 회의'까지 소집했다.
파키스탄 공군은 27일 오전 자국령 카슈미르 국경을 넘어온 인도 공군 전투기 2대를 격추해 파일럿 1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 인도 공군이 48년 만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있는 테러리스트 캠프를 공습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인도 외무부는 "파키스탄 전투기와 교전 중 우리 미그-21전투기 한 대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인도 공군도 즉각 반격에 나서 파키스탄 공군의 F-16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인도 ANI 통신이 전했다. 인도 공군은 지난 14일 파키스탄 테러 단체의 자살 폭탄 테러로 인도 경찰 41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공습을 감행했다.
수십만명의 양국 군인이 대치 중인 산악 지역에서는 양군이 서로 박격포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지난 26일 오후에는 파키스탄군이 박격포 55발을 발사해 인도군 5명이 다쳤다. 다음 날에는 인도 쪽에서 쏜 박격포 포탄이 파키스탄 민가에 떨어져 아이를 포함한 6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뉴델리 정부 청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던 모디 인도 총리는 군사적 충돌 보고를 받고 행사 도중 상황실로 급히 이동했다고 인도 NDTV는 전했다.
보복 공습 당일 모디 총리는 "우리나라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싶었다"며 사실상 '승리 선언'을 했다. NDTV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모디 총리는 이날 새벽 작전을 진두지휘하고 작전에 참여한 이들을 치하했다"고 보도했다. 자살 폭탄 테러 이후 보복 여론에 들끓었던 인도 민심을 달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국경지대에서 소요가 끊이지 않고 파키스탄 정부도 강경 대응을 시사하자 인도 정부는 스리나가르·레·잠무·암리차르 등 북서부 지역 주요 도시 공항을 폐쇄하고 뉴델리·뭄바이 등 주요 도시 5곳에 최고 등급의 경계 태세를 발동했다.
"자살 폭탄 테러 단체와 무관하다"고 주장해온 파키스탄은 '핵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 공습 당일인 26일 오후 아시프 가푸르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내일 총리 주재로 국가통수기구(NCA) 회의를 연다. 이 회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바란다"고 밝혔다. NCA는 핵무기를 통제하는 최고위 기관이다. 인도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핵무기 사용까지 검토한다는 위협이었다. 그러나 양국 긴장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도는 '군사작전이 아니라 테러에 대한 보복'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군사작전이 아니라 테러 단체 자에시 에 무함마드(JeM)에 대한 대(對)테러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도 적극적인 보복에는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도에 비해 국력과 군사력 모두 열세이기 때문이다. 실제 27일 오후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인도에 다시 한번 평화와 대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7월 막 출범했으며 경제난을 겪는 파키스탄 정부와 총선을 앞둔 인도 모두 전면전을 벌일 여력이 없다"고 전망했다.
영상출처: 유튜브 채널 뉴스TV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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