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를 막으려면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우선 방한용 마스크가 아닌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에는 'KF80' 'KF94' 'KF99'라는 표기가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더 작은 미세 먼지를 더 많이 차단하지만 숨쉬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의사들은 KF94를 가장 많이 권한다.

착용 방법에 대해 김경남 서울대병원 교수는 "귀나 뺨이 약간 불편하고 '평소보다 숨쉬기 힘들다'는 느낌이 들어야 마스크를 제대로 쓴 것"이라고 했다. 명준표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특히 코 위나 턱이 잘 밀착됐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화장이 지워질까 봐' '얼굴에 자국이 생길까 봐' 마스크를 느슨하게 착용하면 미세 먼지 차단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아이들은 얼굴 크기에 맞는 소아용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윤진하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4세 이하 아이는 숨이 차다고 느낄 때 명확한 의사 표현이 어려우니 마스크를 씌운 채 너무 오래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마스크를 잘 관리한다면 하루 정도는 계속 사용해도 된다. 출근할 때 쓴 마스크를 잘 놔뒀다가 퇴근할 때 다시 쓰는 정도는 괜찮다는 것이다. 다만 마스크가 물에 젖거나 표면이 더러워졌다면 하루가 지나지 않았어도 버리는 게 낫다. 마스크는 빨아서 다시 사용하면 안 된다. 보건용 마스크 내부의 필터는 정전기의 힘으로 미세 먼지를 붙잡는데, 세척하면 이 기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쓴다고 미세 먼지를 전혀 안 마실 수는 없다. 그래도 귀찮다고 안 쓰는 것보다는 낫다. 노약자나 심각한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하루 이틀 고농도 미세 먼지에 노출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미세 먼지가 심한 날은 지하철 승강장이나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