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예인의 스마트폰 단체 채팅방 내용이 공개됨으로써 이 사회의 또 다른 어두운 단면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 내용이 휴대전화 수리 업체를 통해 공개됐다는 점에서 스마트폰에 담긴 정보가 언제든 통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스마트폰 포비아(공포증)'도 확산되고 있다. 손바닥만 한 기기에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대화, 사진·동영상, 일정 등 모든 개인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담긴 데이터를 지웠다 해도 마치 '연필을 지우개로 지운 듯' 흔적이 남기 때문에 전문 업체들은 이를 복원해낼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스마트폰 정보를 깨끗이 지울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스마트폰 설정 메뉴의 소위 '공장 초기화'(기기 전체 초기화)를 추천한다. 공장 초기화는 개인 설정, 저장 장치 등 스마트폰의 모든 것을 처음 구매한 당시의 백지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국내 최대 모바일 포렌식 업체인 한컴지엠디 김용부 이사는 "갤럭시 S6급 이상의 최신 스마트폰은 공장 초기화만 제대로 해도 사진, 문자메시지는 복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구형 스마트폰은 공장 초기화 한 번으로 제대로 지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USB와 같은 데이터 저장 매체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는 공장 초기화를 여러 번 반복하면 복원 가능성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가정보원이나 정부 부처들도 비밀 자료의 경우 '완전 포맷을 3회 이상 수행하라'는 보안 지침을 두고 있다. 불규칙한 데이터를 수차례 덮어쓰는 방식으로 스마트폰 정보를 전문적으로 삭제하는 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요 대기업은 이 같은 우려 때문에 1년마다 임원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한다. 일부 기업은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임원에 한해 수개월 단위로 스마트폰을 바꿔주기도 한다. 국내 한 대기업의 보안 담당자는 "임원들이 사용한 법인폰은 회사 차원에서 공장 초기화를 한 뒤 사회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교체한다"고 말했다.

정보 유출에 민감한 편이라면 '스마트폰 동기화'를 조심해야 한다. 스마트폰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했다 하더라도 구글·네이버와 같은 계정에 연락처, 일정 등이 연동돼 있다면 데이터는 고스란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기업 관계자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일부 임원은 구글과 같은 서비스에 전혀 연동하지 않고 마치 2G폰처럼 최소한의 기능만 쓰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임원 비서들도 요즘은 보안 이슈 때문에 전화번호부 외에는 아예 복사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스마트폰 분실 대비책도 필요하다. 다소 불편해도 복잡한 비밀번호나 패턴, 지문·홍채 인증으로 화면을 잠가야 한다. 여기에 원격으로 분실한 스마트폰을 공장 초기화해 데이터를 삭제하는 기능도 유용하다. 스마트폰 설정에서 '내 폰 찾기'(삼성 스마트폰)와 같은 기능을 활성화해 놓으면 원격 제어로 삭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