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철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디젤이나 휘발유 자동차가 내뿜는 각종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최근 전기차나 수소차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철도는 이미 환경오염이 적은 전기 열차가 대부분이다. 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과 SR(수서발 고속철 운영사)이 대표적인 친환경 공공기관으로 꼽히는 이유다.

철도의 대표적인 장점은 탄소 배출이 적다는 점이다. 철도로 승객 한 사람을 1㎞ 수송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승용차를 이용했을 때의 6분의 1 수준이다. 철도로 1t 화물을 같은 거리로 수송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항만으로 수송했을 때보다 절반, 화물차를 이용했을 때보다는 13분의 1에 그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이동하면 소나무 12.4그루를 심는 효과가 난다는 분석도 있다. 고속철만 운행하는 SRT의 경우 한 해에 62만 그루 나무를 심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기존 디젤 열차도 전기 열차로 교체하면 에너지 절약과 함께 미세 먼지 등 배출 가스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전기 열차는 에너지 효율이 좋기 때문에 디젤 열차보다 에너지를 31% 적게 쓴다. 이 때문에 동력을 내는 데 드는 비용도 22%가량 절감할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전기 열차는 같은 조건에서 디젤 열차보다 수송 능력이 2.6배 더 뛰어나다"며 "특히 고속철은 짧은 시간에 대규모 인원을 수송할 수 있어 승용차나 버스 운행을 대체하는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코레일 2년 연속 '저탄소 제품' 인증

철도의 친환경성은 수차례 정부 검증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코레일 ITX-새마을의 서울~부산 구간은 지난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탄소 발자국 인증 심사에서 저탄소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탄소 발자국 인증은 저탄소 기술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일정 수준 이상 감축한 사업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ITX-새마을로 서울~부산 구간을 지나면 1인당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승용차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보다 약 81%가 낮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에는 KTX 서울~부산 구간이 운송 분야 최초로 저탄소 인증을 획득했다. 2년 연속 온실가스 발생량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코레일이 운행하는 관광열차 V-트레인은 한국녹색구매네트워크로부터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 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코레일은 이 시상에서 7년 연속 선정됐다.

◇SR 스마트하게 미세 먼지 감축

철도는 특히 환경 재해로 급부상한 미세 먼지 대응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코레일과 SR은 열차와 역사 내에서 미세 먼지 농도를 낮추고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코레일은 고농도 미세 먼지가 1주일 이어지던 지난 3월 전국 474개 철도역에서 일제히 물청소를 했다. 고객이 열차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승강장을 중심으로 역 내에 쌓여 있는 미세 먼지를 물로 씻어내는 작업이다. SR은 지난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역사 내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공기질 관리'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지하 역사임에도 당시 환경부 미세 먼지(PM10) 법정 기준 농도인 150㎍/㎥보다 25% 줄인 수준으로 대기 질을 개선했다.

대부분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승용차, 특히 노후한 경유차는 이산화탄소와 미세 먼지 배출 문제로 지구온난화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힌다. 자동차 운송의 환경 비용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대체 교통수단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친환경 저에너지 교통수단으로 철도 운송이 주목받고 있다. 철도 관계자는 "승객들이 철도를 많이 이용할 때마다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지구 살리기에도 기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