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연쇄 폭발 테러는 종교 갈등이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배경에는 1505년부터 450여년간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을 거치며 이어진 식민 지배 탓이 크다.
스리랑카 국민의 약 70%는 싱할리족(族)으로 대부분 불교를 믿고 있다. 헌법에도 공인된 '불교 국가'다. 12.6%를 차지하는 힌두교인은 타밀족이고 무슬림 9.7%, 기독교인이 5.7%로 소수 종교가 30%를 차지한다.
포르투갈·네덜란드가 식민 지배하던 시절에도 유지됐던 스리랑카의 불교 싱할리 왕정은 1796년 영국이 식민 지배를 하면서 2300여년 만에 무너졌다. 영국은 신생아에게 강제 세례를 하고 기독교인이 아니면 결혼을 못 하게 하는 등 강경한 불교 탄압 정책을 폈다. 또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인도에서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을 100만명 가까이 이주시켜 불교 세력을 견제하게 했다.
1948년 스리랑카가 독립한 뒤 다시 정권을 잡은 싱할리 정권은 자연히 반(反)기독교 정서가 클 수밖에 없었다. 또 힌두 타밀족에 대해서는 '식민 정권에 부역했다'며 차별 정책을 폈다. 타밀족이 스리랑카 시민권을 받지 못하게 했고, 타밀어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대학 정원을 제한했다. 1956년엔 싱할리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며, 공용어를 이용하지 않는 타밀족은 공무원이 될 수 없게까지 했다. 타밀족 반군 '타밀 엘람 해방 호랑이(LTTE)'가 이에 반발해 항거하면서 스리랑카는 1983년부터 무려 26년간 내전을 겪었다.
21세기 들어 이슬람 세력이 확대되면서 종교 갈등의 또 다른 축이 되고 있다. 20세기 초반까지 30만명에 불과하던 무슬림은 2012년 이후 200만명으로 급상승했다. 2004년 이후 불교 극단주의 승려들은 '민족유산당(JHU)'을 창당해 기독교·이슬람교 등 소수 종교와의 갈등을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리랑카 캔디시(市)에서 불교도인 트럭 운전사가 이슬람교도 젊은이 4명과 말다툼을 하다 폭행을 당해 숨진 뒤 민족유산당 주도로 이슬람 사원 4곳에 대한 과격 테러가 발생해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