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극우 성향 소설가 햐쿠타 나오키(사진·百田尚樹)가 일본 전철 내 한글 표기에 대해 "구역질 난다"며 혐한(嫌韓)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은 일본의 한 네티즌의 트위터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이 네티즌은 지난 16일 일본 전철에서 한글로 표기된 안내화면 사진과 함께 "왜 한글만 보이나. 다음 역이 뭔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햐쿠타는 지난 18일 이 글을 공유하며 "구역질이 난다(吐き気がする)"고 적었다.

햐쿠타는 다음날 "애초에 전차를 타고 있는 승객 중 한국인 여행객이 몇 퍼센트나 되는가"라고 물으면서 "내가 느끼기에는 1퍼센트에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런데도 역의 전광판 표시 시간이 30%나 뺏기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게시글을 다시 공유했다.

햐쿠타 나오키 트위터 캡처

햐쿠타 작가가 지난 18일 올린 게시물은 23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3000여명이 공유했고 9000여명이 공감 표시를 눌렀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는 혐한 성향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한 네티즌은 "전철에서 영어(는 이해한다), 중국어, 한국어가 나오면서 내가 가야할 역을 지나친 적도 몇 번 있다. 의무 교육에서 가르치지 않는 언어는 멈춰라. 일본인인 내가 미아가 된다"며 햐쿠타의 글을 공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어와 일본어 표기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반면 이와 같은 반응을 비판하는 일부 일본 네티즌의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담은 공개적 차별 발언)의 대행진"이라며 "햐쿠타 나오키가 선동하고 있다. 언제까지 놔두고 볼 것이냐"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한국 지하철에도 일본어가 나온다며 한국 지하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일본 NHK방송 경영위원이기도 한 햐쿠타 나오키는 과거 "난징대학살은 없었다" 발언을 비롯해 헌법 9조 평화 조항 폐기와 군대 창설을 주장하는 극우 성향 소설가다. 쉰 살 때 소설 '영원의 제로'를 써서 유명해졌다. 500만부 넘게 팔린 이 소설은 2차대전 때 일본군 자살 폭탄 공격을 다루면서, 침략에 대한 반성이 아닌 일본 병사 개개인이 순수하고 치열하게 싸웠다고 강조한 작품이다. 영화로도 제작돼 700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