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자국의 간판 치즈 '파마산(parmesan) 치즈 지키기'에 나섰다. 이탈리아인들은 엄격한 조건과 절차를 지켜서 만들어진 치즈만을 파마산 치즈라고 인정하는데, 전 세계 식품업계가 저마다 자신들의 제품을 '파마산 치즈'라는 이름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식품 경찰'로 불리는 이탈리아 정부 조사관들은 최근 가짜 파마산 치즈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단속을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해당 쇼핑몰에 항의해 가짜 제품을 내리도록 하거나 아예 쇼핑몰과 협정을 맺어 가짜 파마산 제품이 오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파마산 치즈의 정식 이름은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다. 이탈리아 북부 파르마와 레지오 지방의 치즈라는 뜻이다. 파르마가 속한 에밀리아 로먀나주를 비롯해 5개의 주(州)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그 이름을 붙일 수 있다.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는 EU의 '지리적 표시제'에 의해 저작권으로도 보호된다.
만드는 과정은 모두 수작업이며 소의 식습관, 우유의 온도, 지방 함량, 완성된 치즈의 크기까지 엄격히 규정된다. 직경은 16~18인치(약 40~46㎝), 무게는 84파운드(약 38㎏)여야 한다. 지난 9세기 동안 이 같은 제조 방법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탈리아인들의 자부심도 유별나다.
'파마산 치즈'라 부르지 않고 꼭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라는 정식 이름을 고집한다.
문제는 EU 밖에서다. EU 안에서는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라는 상표가 저작권을 보호받고 '파마산 치즈'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지만 EU 밖에서 '파마산 치즈'라는 이름이 사용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이탈리아가 음식 문화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WP는 치즈 애호가들이 "맛있는 파마산 치즈를 만들기 위해 건강한 소와 훌륭한 노동자가 필요할지 몰라도 이탈리아의 토양까지 필요하지는 않다"고 비판하는 것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