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인기가 북한 젊은 층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K팝은 어떻게 북한 젊은이들을 탈북하게 했나'라는 기사에서 K팝 덕분에 탈북을 결심한 젊은이들을 소개했다.
지난 2015년 탈북한 류희진(27)씨는 북한에서 동방신기·소녀시대의 음악을 몰래 듣곤 했다. 류씨는 "K팝을 듣고 북한에서 지낸 삶이 파라다이스가 아니고 만들어진 환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북한 음악을 들으면 아무런 감정이 생기지 않는데 K팝은 듣고 있으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적"이라고 했다. 북한의 한 예술고등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탈북자 강나라(22)씨는 "K팝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것처럼 머리를 염색하거나 미니스커트와 청바지를 입고 나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냉전 시대에 소련 젊은이들이 비틀스의 음악을 불법 테이프로 들었고, 동독 젊은이들이 데이비드 보위의 공연을 보기 위해 베를린 장벽에 모여들었던 것처럼 K팝이 북한 젊은이들에게 비슷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북 민간 방송인 국민통일방송은 북한 내 휴대전화 보급과 중국 국경의 장마당에서 이뤄지는 활발한 교류 덕분에 K팝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