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는 모든 것을 통제한다(Your brain controls everything).' 최근 찾은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소머빌 소재 스타트업 '브레인코' 정문에 적힌 글귀다. 이 회사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만든다. BMI란 뇌파를 기계가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말한다.
뇌파 인식 기술 활용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브레인코는 운동선수들이 연습할 때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는 문제를 뇌파를 통해 풀어냈다. 긴장이나 압박감 때문에 실제 경기 때 기록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뇌파 장치를 통해 체계화된 훈련법을 만들었다. 이들은 선수들에게 '뉴로 피드백(neuro feedback)'이라는 훈련을 시켰다. 선수 뇌파를 측정한 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분석해내고 이를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방식이다. 많은 관중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는 선수들은 뇌파 훈련을 통해 긴장감을 덜고 집중력을 기르게 된다. 미국 역도 대표팀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 실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뇌파 측정을 통해 장기간 학습을 받으면 뇌는 일종의 패턴을 유지하게 돼 압박감 등에서 멀어진다"고 했다.
브레인코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집중도를 숫자로 표시해주는 장치였다. 머리띠 같은 뇌파 인식 장치를 착용하고 있으면 여기에 집중 정도가 0~100 사이 숫자로 표시된다. 직접 장치를 착용해 보았다. 회사 관계자 설명을 집중해서 들을 때는 모니터 위 숫자가 70 이상이었다. 일부러 딴생각을 해보았다. 수치가 확 떨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교사가 학생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장치"라며 "특정 질문을 했을 때 학생의 집중도 숫자가 낮게 나타나면 '어려워하는구나'라고 여기고 추가 설명을 해주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BMI 연구는 뇌파로 의수(義手)를 움직이거나 생각만으로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미국 '괴짜 사업가' 일론 머스크는 1억달러를 투자해 '뉴럴링크'란 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는 뇌에 삽입하는 가느다란 센서를 통해 뇌파와 컴퓨터 같은 기계를 연동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머스크는 이를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의 '뇌'가 서로 협업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