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나 24시간 유통매장 직원, 음식 배달부처럼 주로 밤에 일하는 남성의 금연 실패 확률이 낮에 일하는 남성보다 세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명준표 교수 연구팀이 2007~2015년 사이 한 차례 이상 금연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남성 4927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령과 근무 형태 등이 같을 경우 고정 야간근무자(오후 9시부터 오전 8시 사이 근무)의 금연 실패율이 주간 근무자(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 근무)보다 3.3배 높았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우선 밤에 밖에 나가 일하며 피우다 보니 가족의 잔소리가 덜했다. 연구팀은 "가족과 친구 같은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 야간 근로자가 금연에 실패하는 취약 요인"이라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기회가 드문 야간 근로자들의 생활 패턴이 사회적 고립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또 밤에 못 자고 낮에 자면 아무래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데, 그 결과 체내 생체리듬이 교란돼 니코틴 중독 의존도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샘 근무자의 일이 단조롭다는 점도 금연 성공 확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연구팀은 지목했다. 연구팀은 "경비나 음식배달부 같은 야간 업무는 단조로운 경향이 있다"고 했다. 업무 특성상 근무 시간 내내 따분함과 고립감을 느낄 일이 많아 니코틴 의존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야간 근무자 중에서도 20~30대가 40~50대보다 금연 실패 확률이 높았다. 19~40세 야간 근무자는 금연을 시도한 사람 열에 아홉(90.9%)이 실패하고 다시 담배를 피웠다. 하지만 41~60세 야간 근무자는 열에 일곱(73.2%)이 실패하고, 나머지는 금연에 성공했다. 젊은이들의 금연 실패율이 높은 이유는 겁이 없어서다. 나이가 많을수록 건강 걱정을 더 한다고 연구팀은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