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돌아오면 금방 곯아떨어진다. 불면증이나 한밤의 우울을 모르고, 어디서나 꿀잠 자는 나의 비결은 역시 걷기다.'
배우 하정우는 저서 '걷는 사람 하정우'에서 번 아웃 증후군과 과도한 스트레스의 해결책으로 걷기를 제시한다. 휴식은 가만히 누워있는 게 아니며, 눈물고개를 지나면 반드시 먹고 쉴 곳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온다.
'걷기'를 예찬한 사람은 동서고금 역사를 통틀어 수없이 많다. 아리스트텔레스도, 퇴계 이황도 두 다리로 걸으며 육체와 정신을 가다듬었다.
◇걷기 여행의 성지, 모든 여행자의 버킷리스트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스페인과 프랑스, 포르투갈에 걸쳐 있는 '걷기 여행의 성지'다.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이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 이 아름다운 길은 우리나라의 올레길 열풍의 마중물 역할을 했고, 수많은 사람을 다시 일어서 걷게 했다. 순례길을 걷기 가장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이다.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은 바람이 많이 불고 황량하다.
◇속죄로 향하는 고행길
지금처럼 경로가 정해지지도 않고 길도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았던 이 고행길은 12~13세기에 보석과도 같은 빛을 발하게 된다. 1189년 교황 알렉산더 3세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를 성스러운 도시로 지정하며 "산티아고 축일인 7월 25일이 일요일이 되는 해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순례자에게는 모든 죄에 대해 속죄해주고 이듬해에 도착하는 순례자는 지은 죄의 절반에 대해 속죄해준다"라고 선포하면서부터다. 이후 유럽 각지의 순례자들이 망토와 지팡이, 성 야고보를 상징하는 조개 모양의 모자 등을 갖추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대성당(Catedral de Santiago de Compostela)으로 향했다. 중세 시대에 번성했던 산티아고 순례길은 유럽 전역을 휩쓴 흑사병과 종교개혁 등으로 잠시 발길이 뜸해졌지만 198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 최초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방문하고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서 매년 30만 명 이상의 순례객들이 걷고 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의 발길이 향했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스페인 북서부의 도시로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이자 스페인의 수호성인 산티아고(성 야고보)에서 이름을 따왔다. 산티아고는 스페인에 최초로 복음을 전파했으며 선교를 마치고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간 이후 헤롯 아그리파 1세에 의해 살해되어 열두 사도 중에 최초의 순교자가 됐다.
산티아고 순교 이후 그의 유해는 행방이 묘연했는데 갑자기 하늘에 별빛이 나타나 그 별빛을 따라가니 가리비에 둘러싸인 성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가리비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뜻하는 상징이다.)
이후 유해가 발견된 지역을 '별의 들판'이란 뜻의 라틴 어 '캄푸스 스텔레(campus stellae)'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것이 유래가 되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는 지명으로 불리게 됐다. 순례길의 스페인 명칭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다.
산티아고의 무덤 위에 11세기 대성당을 짓고 유해를 모셨으며 교황 레오 3세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성지로 지정했다. 이로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예루살렘, 로마와 더불어 그리스도교의 '3대 성지'로 꼽히게 된다.
◇주요 3개 루트 인기, 수많은 갈림길도 존재
전통적인 의미의 순례길은 각자의 집에서 출발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이고 현재도 다양한 순례길이 존재하지만 가장 유명한 산티아고 순례길은 프랑스 길, 포르투갈 길, 스페인 북부 길 세 가지이다. 먼저 예능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 촬영지로 잘 알려진 프랑스 길은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작고 아담한 소도시와 유서 깊은 대도시를 지나게 된다. 이 코스는 탁 트인 구릉지와 드넓은 평야 등 아름다운 유럽의 시골 풍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포르투갈 길은 짧은 거리 탓에 부담이 적고 소박한 분위기의 마을과 한적한 숲길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스페인 북쪽 길은 다른 길에서 볼 수 없는 대서양을 따라 해안을 걷을 수 있어 보다 특별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길이 다소 거칠고 순례자를 위한 시설이 많지 않다. 이렇게 세 길이 제일 대표적이지만 순례객들은 자신이 출발하는 곳에 따라 혹은 선호하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길을 선택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걸어간다.
◇순례자의 종착역,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이렇게 여러 갈래의 고된 순례 여정 끝에 다다르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은 오브라도이로 광장에 있다. 대성당에 도착한 순례자는 제일 먼저 무사히 순례를 마친 것을 감사해 하며 중앙 기둥의 중간 부분을 오른손으로 만졌다고 한다.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의 손길을 증명하듯 손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패인 것을 볼 수 있다. 대성당의 지하 묘소에는 성 야고보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으며 매일 정오에는 순례자를 위한 미사가 진행된다. 또한 특별한 날에는 '포타푸메이로'라는 거대한 향로를 쇠줄에 매달아 향로 미사를 진행하는데 여러 명의 수사가 힘을 합쳐 거대한 향로를 흔들어 분향하는 모습은 장관이다.
◇경험 풍부한 여행사 전세기 상품도 합리적
신앙과 관계없이 누구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막상 개인적으로 순례길로 떠나는 준비는 쉽지 않다. 800km에 달하는 순례길을 완주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정 구간을 정해 루트를 짜야 하는 것부터 벽에 부딪힌다. 컨디션 조절도 걱정이며 식사나 이동, 숙박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각각 챙겨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순례길을 걷기 위한 준비물도 한둘이 아니다. 먼저, 튼튼한 신발과 넉넉한 배낭이 있어야 한다. 신발이 새것이라면 미리 길들이는 것이 좋고, 배낭은 40∼50ℓ 크기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강렬한 남부 유럽의 햇살에 대비한 옷과 모자,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는 필수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밤에 입을 따뜻한 옷도 있어야 한다. 발바닥 물집에 대비한 실과 바늘, 알코올도 필수품이며, 증상을 완화해 주는 크림, 패치 등도 챙겨가면 좋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음에만 품고 도전하지 못했다면 전문 여행사의 직항 전세기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행자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11월 9일, 16일, 23일 단 3회만 진행되는 롯데관광의 대한항공 산티아고 직항 전세기 상품은 산티아고 방문 시 열차나 항공을 갈아타는 등 불필요한 동선이 줄어든다. 프랑스 길, 포르투갈 길의 핵심 순례길을 전문가이드, 인솔자와 함께 걷고 핵심 도시 관광까지 즐길 수 있다. 스페인어를 모른다면 눈으로만 담아오는 여행이 되기 쉬운데,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지면 여행의 감동은 더욱 풍성해진다. 이 상품은 여행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얼마나 걸을지 선택할 수 있고 산티아고 직항으로 불필요한 이동을 최소화했다. 또한, 전 일정 4성급 호텔을 숙박으로 지정해 편안하게 순례와 관광이 가능하다. 무거운 짐은 호텔에 보관할 수 있고 충분한 휴식으로 피로도를 줄여 다음 일정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걷는 동안 무리가 올 경우를 대비해 버스가 상시 대기하게 되며 순례길을 마친 후에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의 순례자 향로 미사에도 참석할 수 있다. 스페인, 포르투갈의 특식을 맛보는 것은 덤이다.
수도 마드리드(Madrid)
비자 90일 무비자 체류 가능
비행시간 13시간 20분
시차 한국보다 8시간 느림
공용어 스페인어
화폐 유로 (1 EUR=1,314.74원)
전압 220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