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외계지적생명체탐색(SETI) 연구소에서 만난 세스 쇼스택〈사진〉 선임연구원은 "향후 15년 안에는 외계 신호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프린스턴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천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네덜란드 흐로닝언(Groningen)대 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30년째 외계인의 흔적을 쫓고 있다.

―"2025년까지 외계 신호를 못 잡으면 모든 지인에게 커피를 사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여전히 유효한가요.

"(예상 시기를) 조금 늦췄습니다, 하하. 지금 기술 속도로는 2030년이나 2035년쯤이면(외계 신호를 발견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설령 커피를 사야 하는 상황이 와도 괜찮습니다. 서울에 있는 독자들에게도 스타벅스 커피를 한 잔씩 사겠습니다. 앞으로 15년 정도를 예상하는 것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2년마다 컴퓨터 성능이 두 배씩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구 속도는 더 빨라지고 기술적으로 수많은 별과 행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계인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특정한 모습이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다만 커다란 눈에 민머리인, 말하자면 영화에 나오는 그런 모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인간만 봐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자녀의 모습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올 텐데, 우리보다 지적인 생명체라면 오래 살아남도록 스스로를 개조하지 않았을까요? 극한 환경에서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지적 존재'라면… 인공지능이 아닐까 합니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작은 기계의 모습이리라고 생각합니다. 기계가 '생명체'냐고요? 생각해볼 문제죠."

―외계인의 신호를 발견하면 가장 먼저 연락할 이는 누군가요.

"아내에게 가장 먼저 전화할 겁니다. 하지만 아마 그보다 먼저 언론에서 연락이 올 것 같습니다. 20여년 전 외계 신호처럼 보이는 전파를 발견한 적이 있는데 진짜가 맞는지 확신할 수 없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6시간 만에 뉴욕타임스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먼저 전화가 오더군요. 결국 아니라고 판명이 났죠."

―끝내 외계 신호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가 죽기 전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손들이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 언젠가 '그들'의 존재를 발견한다면 인류 역사를 엄청나게 바꿀 것입니다. 미지에 대한 도전과 모험이야말로 인류가 취해야 할 자세라고 믿습니다. 인류는 어쨌거나 호기심이란 걸 지닌 존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