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란 아우라(가운데 큰 사진)와 샤프란 꽃담초 제품에는 미세 플라스틱 성분이 없다.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시판 중인 일부 섬유유연제에서 미세 플라스틱 성분이 검출됐다는 비영리단체(NGO)의 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미세 플라스틱은 5㎜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다. 바다와 강으로 흘러들어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먹거리 안전을 위협한다. 환경부는 올해 안에 미세 플라스틱이 든 섬유유연제의 규제 방안을 만들고 2021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LG생활건강의 고농축 섬유유연제 '샤프란 아우라'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샤프란 아우라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향 지속성에 효과적인 '향기 캡슐'을 제품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미세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 향기 캡슐이 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인식한 뒤였다.

대부분의 고농축 섬유유연제에 들어가는 향기 캡슐은 향 성분을 감싸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캡슐은 헹굼 과정에서 옷감에 붙는다. 이후 소비자가 옷을 입었을 때 마찰이 발생하면 캡슐이 깨지면서 향이 터져 나온다. 세탁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옷에서 좋은 향기가 나는 건 이런 향기 캡슐 때문이다. 문제는 향기 캡슐이 미세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졌고, 옷감에 붙는 양보다 생활하수로 방류되는 양이 훨씬 많아 환경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점이다.

LG생활건강은 강력한 효과를 가진 향기 캡슐을 빼는 대신, 향 지속성을 구현할 대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섬유유연제 속 미세 플라스틱 성분의 진실을 알리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향기 말곤 아무것도 남기지 마세요"라는 광고 문구로 샤프란 아우라의 특징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배우 김영철을 기용해 섬유유연제에 들어있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우려를 진솔하게 밝히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샤프란 아우라 '세이브 디 오션(Save the ocean·바다 살리기)' 제품을 출시하고 판매 수익의 일부를 환경단체 OSEAN(오션·동아시아바다공동체)에 기부했다. 오션은 해양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펼치는 단체다. 캠페인 취지에 맞게 청정 바다를 간직한 휴양지 피지와 하와이에서 영감을 받아 제조한 '피지 프레시'와 '하와이안 브리즈' 향도 출시했다.

향 지속성을 늘린 샤프란 아우라 '프레시 딜라이트'도 선보였다. 세계적인 향료 회사와 손잡고 '잔향성'을 늘렸다. 향기 캡슐의 빈틈을 채우기 위한 대체 연구의 첫 결과물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향기 캡슐을 사용하지 않고도 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한 제품"이라면서 "건조기를 사용한 후에도 프레시 딜라이트만의 생생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프레시 딜라이트는 석유계 계면활성제, 알레르기 유발 성분 12종과 방부제 11종도 뺐다. 피부 안전성 테스트도 거쳤다.

LG생활건강이 더 이상 향기 캡슐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회사 내부에서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런 예상은 기우에 불과했다. '착한 소비' '가치 소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샤프란 섬유유연제 매출은 향기 캡슐을 빼고 난 이후에 오히려 51.7% 늘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미세 플라스틱이 없는 섬유유연제를 시장에 선보이며 그동안 소비자가 모르던 생활 속 미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