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문학상이 올해로 50회를 맞이했다. 한국 대표 문학상인 동인문학상은 1955년 김동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이 시작했다. 장준하 선생은 문집 '사상계지 수난사'에서 "한국 문학의 개척자 중 한 사람인 김동인씨를 기념하고 우리 문학의 순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라고 밝힌다. 1967년 사상계의 재정난으로 중단됐다가 1979년 동서문화사가 부활시켰다. 1987년부터 조선일보사에서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역대 수상작만 봐도 한국 현대문학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1회 김성한(바비도)을 비롯해 선우휘(불꽃), 이범선(오발탄), 전광용(꺼삐딴 리), 김승옥(서울 1964년 겨울), 이청준(병신과 머저리), 조세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오정희(동경), 이문열(금시조), 박완서(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등 당대의 중추 작가들이 상을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이문구 김훈 성석제 김연수 김영하 권지예 이혜경 은희경 조경란 김경욱 김인숙 편혜영 정영문 이승우 구효서 김중혁 권여선 김애란 이기호까지 이어졌다.
2000년엔 종신 위원제로 심사제도를 바꾸고 단행본 형태로 출간된 중·장편 소설과 단편집으로 심사 대상을 넓혔다. 동인문학상만의 특징인 심사 독회도 이때 시작됐다. 쏟아져 나오는 신작들을 꼼꼼히 읽고 심사위원단이 토론을 벌이는 과정을 매달 기사로 싣는다. 개편 후 첫 심사위원이었던 고(故) 박완서 선생은 월간 독회를 "문학에 대한 우직한 사랑과 사명감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중노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올해 김인숙 소설가를 새로 위촉하면서 2000년 첫 출범 때처럼 소설가 4명, 평론가 3명 체제를 복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