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교 남학생 10명 중 8명이 학교의 복장 지도와 생활 규율에 대해 성차별이 있다고 답했다.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성차별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초중등 성 평등 교육의 요구 현실과 활성화 방안' 보고서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의 78.7%가 '학교 생활지도가 성차별적이다'라고 답했다. 설문은 작년 7월 전국 초·중·고생 421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특히 남학생 중 생활지도에서 성차별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83.3%로 여학생(73.8%)보다 높았다. 학교 유형별로도 남학교가 85.7%로 나타나 남녀공학(77.5%), 여학교(78.6%)보다 성차별적이라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남녀 학생들은 학교 생활지도에서 서로 상대 성별보다 차별을 받고 있다고 했다. 남학생 중에는 "남녀 다툼에서 남자에게 더 많은 벌점을 주거나 남자만 매를 맞는다" "(교사가) '남자니까'라고 말한다" "남학생만 힘든 일을 시킨다" "여학생은 짧은 남자머리가 되지만 남학생은 머리를 기르면 안 된다" 등의 응답이 많았다. 여학생들은 "치마 길이를 줄이면 혼이 나는데 남자들은 바지를 줄여도 덜 혼난다" "남자도 화장을 많이 하는데 검사는 여자들만 한다" "남학생은 셔츠 단추를 풀 수 있지만, 여학생은 안 된다" "규정이 여학생에게 더 엄격하다" 등을 대표적인 성차별로 꼽았다.

교사와 현장 전문가들은 남학생들의 성별 갈등, 혐오, 피해의식이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생활지도의 성차별에 대한 설문을 하지 않은 초등학교에서도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우대하는 '레이디 퍼스트 문화', 무거운 것을 남학생에게 들게 하는 관행을 역차별로 인식하고 불만을 말하기도 했다"고 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학교 현장에서 여학생뿐 아니라 남학생도 성차별적 경험을 겪고 있다"며 "학생들의 의식 변화에 대응해 실질적인 성 평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