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202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숙명여대해 합격한 A씨가 입학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서울경제는 A씨는 자신의 입학을 반대하는 숙명여대 내 여론에 부담을 느껴 신입생 등록금 납부 마감일인 이 날 입학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A씨는 이 매체와 통화에서 "합격 소식이 알려지고 입학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면서 무서웠다"고 말했다.
A씨는 내년도 대학 입시를 다시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대는 다시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A씨는 "대학을 가고자 하는 당연한 목표와 그 속의 꿈조차 누군가에게는 의심의 대상이고 조사의 대상에 불과하다고 느꼈다"면서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되고 반대를 당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사회가 모든 사람의 일상을 보호해주고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나는 비록 여기에서 멈추지만 앞으로 다른 분들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공론화돼 성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연대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의 숙명여대 합격 소식이 알려지자 이에 대한 논쟁이 이어져왔다.
지난 4일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자대학 21개 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는 혐오자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저 여성들의 안전한 공간을 지키기를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숙명여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는 A씨의 입학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숙대 동문들 역시 서명을 통해 "성전환 과정을 거친 여성은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춰 당당히 통과했다"면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