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금융 특구인 푸둥 루자쭈이 지역 중심부에 미래에셋상하이타워가 자리 잡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2006년 약 3850억원에 산 이 빌딩은 현재 가치가 1조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시발점으로 글로벌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9조2000억원. 미래에셋대우의 압도적인 자본 규모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약 9조2000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업계 최초로 9조원대를 돌파했다. 이 같은 자본 사이즈를 바탕으로 국내외 투자 자산을 늘려가며 금융투자업계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해외 법인에서만 작년 세전 이익 1709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증권사 최초로 연간 1000억원 시대를 처음 열었다.

◇글로벌 핵심 투자 자산에 집중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투자에만 집중하던 한국 금융계에서 이단아 같은 존재다. 글로벌 투자를 선도하면서 한국 금융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중국 상하이 푸둥의 대형 빌딩(현 미래에셋상하이타워) 인수가 그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상하이타워는 중국 상하이 금융 특구인 푸둥 루자쭈이에 있다. 2006년 4월 당시 3850억원에 산 이 빌딩은 현재 가치가 1조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 빌딩 주변에는 샹그릴라·리츠칼튼 등 대형 호텔이 즐비해 부동산의 가치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비자카드 중국 본사, 악사보험, 재규어&랜드로버 아시아·태평양 본사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줄줄이 입주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 2011년에는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3년에는 미국 시카고 핵심 업무지구인 웨스트 루프에 있는 '225 웨스트 워커' 빌딩을 JP모건에서 2400억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의 가치는 최소 30% 이상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 그랩, 디디추싱, DJI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미래 성장 산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는 것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T8 빌딩을 약 4억유로에 매각했다. 지난 2017년 8월 2억8000만유로에 인수해 2년 만에 1억2000만유로에 가까운 짭짤한 시세 차익을 챙긴 것이다. 투자 기간에 7% 중반대 배당이 이뤄져 매각이 완료되면 연간 25%가 넘는 내부 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과 지역에 대한 해외 부동산 투자는 미래에셋대우의 탄탄한 해외 법인 네트워크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증권사 가운데 해외 현지 법인 12개, 사무소 3개 등 가장 많은 현지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사정에 맞춰 인수 금융, 메자닌 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 투자(PI), 셀다운, 지분 인수 딜 등 다양한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홍콩법인은 유럽 최대 바이오테크 업체인 바이온엔텍과 아시아 최대 물류 플랫폼 업체인 ESR 두 회사의 해외 기업공개(IPO)에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기업의 나스닥 상장 주관에 참여한 것은 최초다.

◇국내 최대 규모 해외 대체투자 계약 성사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 대체투자 인수를 성사시켰다.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주요 거점에 있는 최고급 호텔 15개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블랙스톤, 브룩필드, GCI 등 글로벌 투자자들과 경쟁에서 이겼다.

이번에 미래에셋대우가 인수한 호텔은 5성급 호텔들로, 개발 가능 부지가 제한적인 미국 전역 9개 도시 주요 거점에 있다. 휴양을 위한 리조트, 도심 내 호텔 비율이 반반으로 나뉘어 있고 다양한 브랜드로 이뤄져 분산 투자 효과가 높다. 장기 투자 시에 향후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대우는 2013년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을 3800여억원에 매수한 것으로 시작해 미국 하와이·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 등의 호텔을 사들였다. 이번 투자까지 더해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세계 호텔 수는 21개가 됐다. 이 호텔들은 시류를 타지 않는 '명품 호텔'로 꼽힌다.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부동산 펀드나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 등도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체 투자도 선도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투자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핵심 투자자산(Core Asset)'이라는 키워드에 바탕을 둔 전략에 기인한다. 국내 혹은 국외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에 벗어나, 언제 어디서라도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판교 알파돔시티에 1조8000억원 규모의 IT 플랫폼 기반 복합시설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 대체 투자를 다시 한 번 이끌고 있다. 또 8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2020년까지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IC를 잇는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완공할 계획이다. 운용 기간은 향후 35년으로 4~5%의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된다. 저금리 시대 새로운 투자 수단을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익 개발 차원에서 국내외 자본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를 세계적인 수준의 아시아 최고 리조트로 건설할 계획이다. 다도해가 많은 중·서부권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존의 경도해양관광단지 시설물 및 사업 일체를 인수해 6성급 리조트 호텔, 테마파크, 워터파크, 콘도, 해상케이블카 건설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약 1조7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 1만5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