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전세계 생산 식량 40억t 중 3분의 1은 해마다 그냥 버려진다. 연간 약 1200조원어치가 쓰레기가 된다. 반면 세계인구 8억 2000만 명은 먹을 게 없어 굶주린다. 만약 버려지는 음식이 굶주리는 사람에게 돌아간다면? 음식을 나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뭘까.
미국 아이오와주(州)에 본사가 있는 비영리 스타트업 이피드-헝거스(eFeed-Hungers)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달 초 이메일로 인터뷰한 이 회사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수검 샤르마(Sharma)는 "우리 사이트는 음식물 쓰레기로 낭비되는 음식과 배고픈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샤르마씨는 아이오와주립대 조사통계센터에 소속된 컴퓨터 과학전문가다. 기아를 겪는 빈곤층과 버려지는 음식물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해주자는 아이디어를 담은 논문을 2018년 발표했다. 그 직후에 이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기업에선 한국인 김기환 박사를 포함한 연구자 6명이 일한다.
10일 이피드-헝거스 웹사이트(efeed-hungers.com)에 접속하자 무료로 음식을 나눠준다는 인도 펀자브주(州) 한 사원의 이름과 주소가 지도 속에 나타났다. 이곳처럼 무료로 음식을 나누고 싶은 식당이나 식료품점, 개인은 이 홈페이지에 참여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 결과는 실시간으로 사이트에 반영된다. 유통기한이 끝나는 등 기부 기한이 종료된 음식은 자동으로 삭제된다. 현재 사이트는 미국과 인도에서 서비스 중이다. 한국에 서비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샤르마씨는 "한국 음식은 단기간만 보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이트는 음식 공급자가 음식의 질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한 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며 "지도 상 같은 위치라도 여러 곳을 설정할 수 있어 한국에 많은 고층 건물에도 유용하리라고 본다"고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도 음식물 낭비가 심각한 수준이다. 하루 평균 음식물 쓰레기 1만5900t(2017년 기준) 정도가 배출된다. 연간 20조원이 낭비되는 셈이다. 이 중 70%가 가정과 소형 음식점에서 나온다. 샤르마씨는 "과거엔 식량 생산이 부족해 기아가 있었다면 지금은 식량 불평등, 즉 잘못된 식량 배분이 기아를 양산한다"며 "식량 기부와 굶주린 사람들이 접촉점을 찾는다면 상당 부분 기아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00년 후면 우리 사이트 같은 기술이 지금보다 상당히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전세계 다른 기술과 긴밀히 협력하면 배고픔과 음식물 낭비 문제를 실질적으로 줄이리라고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