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간호사 등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많은 미국의 호텔들이 무상 혹은 할인된 가격으로 방을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호텔’은 방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수 천 개의 호텔들이 코로나에 대응에 나서는 의사와 간호사와 보건 종사자들을 돕기 위해 나섰지만, 이들 호텔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호텔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뉴욕, 시카고, 마이애미, 워싱턴DC, 호놀룰루 등 5개 대도시에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이 직접 운영하거나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대규모 호텔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시(市) 당국들은 WP에 트럼프 호텔이 자원봉사자들에게 어떤 방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이애미 소방본부 관계자는 WP에 “그들(트럼프 호텔)은 자원봉사에 나서지 않았고, 우리는 그들에게 (도와달라고)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애미 인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회의를 열려 했던 도럴 리조트가 있다. 트럼프는 도럴 리조트에서 무리하게 G7 회의를 열려다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했었다.
뉴욕의 경우 트럼프 타워 인근의 포시즌스 호텔이 의료진에게 225개 방을 제공하고 있다.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트럼프 호텔도 의료진을 받지 않고 있다. 뉴욕시에서 의료진에 할인된 요금을 제공하는 호텔은 약 100개에 이른다고 WP는 밝혔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호텔이 의료 종사자들에게 객실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법적인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이 각 주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호텔이 할인된 비용으로 방을 제공하고 각 주로부터 비용을 받을 경우 법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호텔 측은 이와 관련해 소송을 내고 헌법 조항은 뇌물을 막기 위한 것이지,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호텔의 평소 논리대로라면 현재 같은 위기 상황에 충분히 방을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