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 스페인 독감, 100만명이 숨진 1968년 홍콩 독감 등 과거의 세계적 대유행 때도 2차 대유행이 왔다. 감염자와 사망자는 2차 대유행 때 더 많이 나왔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유행했는데, 1918년 봄, 1918년 가을, 1919년 봄 3차례 유행이 전 세계에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918년 가을에 나타난 2차 대유행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당시 영국 통계에 따르면 1000명당 사망률은 1차 유행 때 5명 수준이었다가 2차 유행 때는 25명으로 다섯 배로 치솟았다. 3차 유행 때는 이 수치가 10여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스페인 독감을 일으킨 바이러스가 1차 유행과 2차 유행 사이에 변이를 일으켜 더 치명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스페인 독감은 봄에 벌어진 1차 유행보다 그해 가을철에 환자 발생이 5배나 더 큰 2차 유행으로 왔다"고 했다. 코로나도 스페인 독감과 마찬가지로 여름에 잠시 유행이 잦아들었다가 가을에 다시 찾아와 확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100년前 스페인 독감 - 1918년 3월 미국 캔자스주의 미 육군 훈련소에서 스페인 독감에 걸린 병사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봄 1차 유행, 그해 가을과 겨울 2차 유행, 이듬해 봄 3차 유행했다. 스페인 독감으로 5000만명이 숨졌는데 대다수가 2차 유행 때 목숨을 잃었다.

스페인 독감은 3차에 걸친 유행 동안 전 세계 5억명을 감염시켰고 최소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에서도 인도 등에서 1000만명이 숨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오년 독감'이라 불렸는데 약 700만명이 감염됐고 약 14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1968년부터 1970년까지 유행했던 홍콩 독감 역시 2차 유행이 더 치명적이었다. 홍콩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했던 1968년 여름 1차 유행 때 감염력은 확진자 1명이 2명을 감염시키는 수준이었는데, 1968년 겨울과 1968년 봄의 2차 유행 때는 3.5명을 감염시켰다는 연구가 있다. 홍콩 독감으로 전 세계에서 약 100만명이 숨졌는데 대부분 지역에서 2차 유행 때 더 많은 사람이 숨졌다.

반면 2009년 신종플루는 2차 유행이 없었다. 백신과 치료제(타미플루)가 이 해 안에 확보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