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애는 몇 살부터 어린이집 보냈니?”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많이 오가는 질문일겁니다. 얼마나 큰 후에야 어린이집을 보내면 아이가 잘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돌 넘으면 대부분 어린이집에… 첫 돌만 지나도 30% 이상이 어린이집 다녀
정부의 보육 지원 정책에 따라 어린이집에 보내면 보육료 지원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면 아이 나이에 따라 매월 10만~20만원의 가정양육 수당을 받습니다. 보육료 지원 현황을 보면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숫자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현재 만 2세 아이 중 어린이집에 다니는 비율은 81%입니다. 두 돌이 넘은 아이 10명 중 8명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셈입니다. 이 비율은 2016년 73%, 2017년 76%, 2018년 78% 등 매년 꾸준히 높아져 왔습니다.
만 1세 아이는 어떨까요? 2016년 29%, 2017년 32%, 2018년 33%로 어린이집을 보내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돌이 지나지 않은 만 0세의 경우는 2018년 3.2% 수준(9597명)으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만 3세는 2019년 기준 92%가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결국 만 1세에서 2세 사이에 대부분 아이들이 어린이집 첫 등원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손주를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하면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애를 어린이집에 보낸다고?”라며 말리는 부모님들이 적지 않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맘마 먹어” 같은 기본적인 문장을 말할 때쯤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셈입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 가정에는 가정양육수당이 나옵니다. 지난해 기준 만 4세 아이 중 2만7913명이, 5세 중에는 2만9534명이, 6세 중에는 3만207명이 가정양육수당을 받았습니다. 그럼 이 아이들은 집에만 있는 걸까요? 통계만으로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이중 일부는 학원이나 영어유치원 등을 다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치원·어린이집에 다니면 정부가 보육비 등 ‘돌봄 비용’을 지급하지만, 사적인 교육기관에 보내면 유치원·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처리돼 가정양육수당이 지급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보육
정부는 올해 1차 추경안에서 가정양육수당 예산을 271억3800만원 증액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어린이집이 휴원하면서 12만9000명의 아이가 2개월간 어린이집에 못다닐 것으로 보고 가정양육수당 예산을 늘린 것입니다. 휴원 인원을 추산할 때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정부 예측대로 대부분 어린이집이 이달 중 개원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면 접촉에 대한 걱정이 높아지면서 어린이집을 안보내는 가정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1차 추경안을 검토하면서 “향후 진행 추이가 불확실한 상태인 점을 고려할 때 가정양육수당 지원 대상이 더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어린이집은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딜레마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이런 고민은 더 커졌습니다. 집단 생활을 하면 감염에 취약할 수 밖에 없을텐데, 젊은 맞벌이 부부에겐 어린이집이 선택이 아닌 필수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감염병 예방도 보육 체계 개선의 한 과제가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