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년 전통의 미국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Neiman Marcus)’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속에 파산으로 내몰렸다.
7일(현지 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니만마커스그룹은 이날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 법원에 파산 신청을 냈다. 미셸 오바마가 즐겨 입어 유명한 중저가 의류브랜드 제이크루, 캐나다 구두 브랜드 알도에 이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영 충격이 유통업계에서 확산하는 형국이다.
제프로이 밴 램동크 니만마커스 CEO(최고경영자)는 성명에서 “오늘날 대부분 기업과 같이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에 따라 전례 없는 사업 차질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니만마커스는 1907년 텍사스 댈러스에서 출발한 고급백화점이다. 설립 초기 석유 개발 붐을 타고 사세를 확장했고, 파리의 패션 트렌드를 미국 상류층에 소개하는 고급 백화점으로 명성을 얻었다. 미 NBC뉴스는 “이 백화점에는 3만 달러(약 3700만원)짜리 롤렉스, 1만2000달러짜리 톰포드 클러치 백, 9만 달러짜리 모피코트가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서 “한 때 700만 달러짜리 요트를 선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 그룹은 니만마커스 점포 43개, 라스트콜 22개, 더그도프굿맨 2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경쟁력이 약해진 가운데 지난 10년간 두 차례의 기업인수 과정에서 불어난 50억 달러(약 6조원)에 이르는 부채가 경영에 부담이 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3월 중순 이후 휴업에 들어가며 어려움은 더 커졌고, 회사는 지난 3월 30일 1만4000명 직원 대부분을 일시 해고했다.
WSJ는 “니만마커스는 총 부채 51억 달러 중 40억 달러를 탕감 받는다는 계획”이라며 “채권자들이 현 주인인 사모펀드를 대신해 대주주에 오르게 된다”고 전했다. 니만 측은 대규모 점포 폐쇄나 구조조정을 위한 자산 매각은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