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의 선구자격인 온라인쇼핑몰 마켓컬리가 2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마켓컬리의 작년 매출(4289억원)의 절반 규모이자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의 절반인 창사 최대 규모의 투자다. 한국에서 새벽배송이 대세로 자리잡고, 코로나로 언택트 소비 문화가 확산하자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마켓컬리는 이번에 마련한 2000억원 실탄으로 물류센터 증설, 마케팅 인재 유치 등 인프라 확장에 나선다.
◇매출 4300억원 마켓컬리, 2000억원 투자 유치
8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이날 다섯 번째 투자(시리즈E)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4200억원이다. 이번 투자에는 신규 리드투자사인 DST 글로벌, 기존 투자사인 힐하우스 캐피털, 세콰이아 캐피털 차이나, SK네트웍스 등이 참여했다.
마켓컬리 측은 "이번 시리즈 E 투자유치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벤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감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져 그 의미가 크다"며 "기존에 진행 중이던 투자도 모두 취소될 만큼 투자 환경이 경색되어 있는 상황에서 기존 및 신규 투자자가 자사의 지속적인 성장 및 시장 선도 가능성을 보고 추가 투자에 참여했다"고 했다.
DST글로벌의 존 린드포즈 아시아 대표는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인데 이어 물류에 대한 지속적인 보여줬다"며 "대한민국의 장보기 습관이 변화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물류센터·인재유치에 공격적 투자
마켓컬리는 이번에 유치한 2000억원을 김포 물류센터 증설에 투자해 수도권 물류를 효율화하는데 쓸 계획이다. 김포는 컬리 뿐 아니라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거점을 마련한 물류 요충지다. 마케팅 분야 등 인재 유치에도 쓸 예정이다.
2015년 새벽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물류망 확충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물류센터와 인공지능(AI), 직매입 배송망을 갖추는데 주력했다. 작년까지 누적적자만 98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연평균 매출이 3.5배씩 증가하며 2015년 29억원이던 매출이 작년에는 4289억원까지 뛰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번 투자는 어려운 투자 상황 속에서도 컬리의 가능성을 믿어 준 투자자들과 마켓컬리를 사랑하고 신뢰한 고객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온 임직원들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며 "앞으로 서비스 완성도를 더욱 높여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을 선도하며 소비자들의 신뢰에 보답하는 서비스를 오랫동안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