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을 구조해 그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로 구독자 50만명을 끌었던 유튜버 ‘갑수목장’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해 9월 유기묘를 입양했던 배우 유승호는 입장문을 내고 “동물을 제발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유튜브에는 ‘갑수목장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채널이 만들어졌다. 이 채널 운영자는 ‘유기동물을 구조하는 갑수목장과 같은 대학에 다니는 수의대생’이라고 밝히며 ‘동물들과 피해자들을 위해 용기를 낸다’고 했다. 이들은 갑수목장이 재학 중인 충남대 수의학과 재학생 10여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만들어진 ‘갑수목장’ 채널은 유기동물을 구조해 기르는 수의대생이라는 콘텐츠로 동물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SBS 방송에 출연한 이후 구독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5월 기준 52만명에 달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갑수목장 채널의 연간 광고수익은 2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유기묘를 구조해 기르는 콘텐츠에 시청자들의 개인 기부도 잇따랐다. 제보자에 따르면 6개월 간 기부수익으로 약 1000만원을 거뒀다. 갑수목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올해 초에는 인기 있는 고양이 캐릭터로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제작해 팔았다. 고양이 모래도 만들어 수익 사업에도 나섰다.
그러나 이들이 만든 콘텐츠는 상당수가 거짓이었다.
제보자는 구조했다고 주장한 대부분의 유기동물이 펫샵에서 구매된 동물이라고 폭로했다. 지난해 갑수목장은 ‘물건 취급 당하던 고양이, 차라리 제가 기를게요’라는 영상을 올렸지만 모두 펫샵에서 구매한 고양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들을 돈벌이를 위한 도구로 이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보자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갑수목장은 “루미(유기동물 이름) 조회수가 안 나와 어떡해. 하나 새로운 애 데려오자” “데려왔는데 대박났어” “우리에게는 스터디셀러인 노루가 있고 미로가 있다”고 말한다.
또 “지금 분위기 엎으려면 진짜 다른 아픈 길냥이 이런애들을 (데려오자). 다리가 아파서 입양이 안 돼서 키운다는 느낌. 그런데 장기적으로 보면 골치아파지지. 예쁘게 클 리가 없으니까”라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논란이 커지자 갑수목장은 7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박갑수입니다’라는 제목의 해명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구조했다고 했던) 레이, 노루, 절구가 펫샵에서 왔다는 보도는 사실”이라면서도 “더 큰 채널로 성장시키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관심이 좋아 더 큰 채널을 바라게 됐고 그러면서 거짓 영상을 찍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동물 학대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는 “고양이들을 학대하거나 굶긴 적이 없다”며 “심지어는 보호소에 있는 동물들에게 우유를 주기 위해 새벽 3시게 일어난 적도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7일 동물보호단체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은 대전 유성경찰서에 ‘갑수목장’을 운영하는 수의대생 A(26)씨와 편집자 B(25)씨를 동물보호법 위반·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나중에 고통받을 동물들과 보호자들을 위해서라도 이들이 수의대에서 제적돼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해 9월 갑수목장을 통해 유기묘 두 마리를 입양했던 배우 유승호도 입장문을 내고 “동물은 평생 사랑만해줘도 부족하다”며 “제발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