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가 R&D(연구·개발) 역량을 발휘하며 K뷰티 글로벌 성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미국 내 수입 화장품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한국콜마의 34년간 축적된 R&D 노하우와 빅데이터가 수많은 브랜드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무역위원회(USITC) 데이터웹(Dataweb)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한국의 미국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22%로, 프랑스(16.7%)와 캐나다(13.3%)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2022년 3위, 2023년 2위를 거쳐 올해 마침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 등극이라는 성과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인디 브랜드가 주도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50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화장품 전체 수출액(74억달러)의 약 68%로, 수출된 K뷰티 제품 10개 중 7개가 중소·인디 브랜드 제품인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한국콜마와 같은 글로벌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의 기술과 생산력을 꼽는다. 한국콜마는 1990년 설립 이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지 않고 고객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 방식만을 고수해 왔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 아래 고객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R&D와 생산 지원에 주력해 왔다”며 “한국콜마가 화장품 업계의 TSMC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국콜마의 경쟁력은 과감한 R&D 투자에서 나온다는 평가다.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의 5~7%를 R&D에 투자하고, 전체 인력의 30%를 연구직으로 구성하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는 600여 명의 연구진이 근무하고 있다. 6개 연구소와 2개 연구센터에서 최신 트렌드와 혁신 기술을 접목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된 제품은 한국의 세종·부천과 더불어 미국·캐나다·중국 등 글로벌 생산 기지에서 생산돼 전 세계로 수출된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도 한국콜마에 주목했다. 지난 6월 아마존은 서울에서 한국콜마와 함께 ‘아마존 K뷰티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중소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콜마의 고객사는 2022년 2509곳에서 작년 3147곳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3776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사들과 함께 K뷰티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높이고, 중소 브랜드와 함께 동반 성장하는 성공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