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글로벌 신약 개발을 목표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다. LG화학은 지난 40여 년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산업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연간 2000억원 신약 R&D에 투자
LG화학은 2017년 1월 제약사인 LG생명과학을 합병해 생명과학사업본부로 출범시켰다. 회사는 합병 이후 생명과학부문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장 진입 가능성, 기회 요소 등을 고려해 신약 개발 집중 분야를 항암, 면역, 당뇨, 대사질환으로 선정해 R&D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LG화학 3분기 전체 R&D 투자 규모(2902억원) 대비 생명과학부문(472억원) 비중은 16.3%로 전지사업(35.3%) 다음으로 컸다. 합병 후 3년간 약 4000억원을 생명과학 R&D에 투자했으며 올해부턴 연간 2000억원 수준으로 투자를 늘려간다.
합병 후 R&D 투자 확대로 매해 10개 이상의 연구과제를 동시 운영하면서 신약 후보군도 합병 전 10여 개에서 40여 개로 대폭 늘었다.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연구원 규모도 2016년 330여명에서 450여명까지 확대됐다.
LG화학의 신약 연구는 지난 40년 동안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1981년 민간 기업 최초로 유전공학연구소를 신설하며 신약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국내 최초 유전공학 의약품 출시(1989년), 국내 최초 신약 기술 수출(1991년), 국내 최초 세계보건기구(WHO) 입찰 참가 자격 승인(1996년), 국내 최초 미국 FDA 신약 승인(2003년), 국내 제약사 최초 수출 1억 달러 달성(2008년), 국내 최초 당뇨 신약 개발(2012년) 등 수많은 ‘최초’ 기록을 세웠다. 이제 글로벌 신약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준비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 통한 신약과제 확보
LG화학은 자체 R&D 역량을 바탕으로 한 신약 개발뿐 아니라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유망한 신약 과제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LG화학의 바이오 사업 계약은 총 9건으로 기술수출 방식이 아닌 기술도입에 집중돼 있다. 풍부한 투자 재원 확보로 빠르게 신약 개발 기반을 갖춰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화학은 2018년 11월 미국 나스닥 상장사 ‘큐 바이오파마’의 면역항암 신약과제 3개를 도입하는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영국 ‘아박타’, 프랑스·벨기에 ‘피디시 라인’, 스웨덴 ‘스프린트 바이오사이언스’, 한국 ‘메디포스트’, ‘파마리서치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미국 ‘크립토스’,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 등과 신약과제와 기술 도입을 체결하며 회사의 신약 개발 역량에 접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 큐 바이오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두경부암 치료 면역항암제와 프랑스·벨기에 피디시 라인과 공동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 면역항암제, 한국 ‘지놈앤컴퍼니’와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는 임상 1상 시험에 본격 돌입했다.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현재 전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본격적인 미국 현지 임상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를 위해 미국 보스턴에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소했다. 보스턴은 미국에서 2000여 바이오 기업과 9만여 명의 종사자를 보유한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R&D 센터, 임상 병원 등이 밀집해 원천 기술 확보에 용이하다.
LG화학은 이곳에서 자체 개발 신약과제인 통풍치료제, 희귀성 비만치료제 등의 미국 현지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지 바이오기업의 유망 신약 과제를 발굴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활동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5월부터는 미국의 대표적인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랩센트럴(LabCentral)’을 후원하며 유망 스타트업과 공동 개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랩센트럴은 2013년 11월 미국 매사추세츠 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보스턴에 설립된 비영리 바이오 창업 지원 시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