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식당 일을 해 온 조씨(65·여성)는 최근 양쪽 무릎에 관절염 말기 진단을 받았다. 60대면 아직 젊은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사가 수술을 권유하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조씨는 “이제 ’100세 시대'라는데 벌써 수술을 하면 나중에 인공관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재수술을 받아야할 것 같아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아직 수술을 받기는 이른 나이라는 생각에 관절 통증을 참고 버티는 중년이 많다. 인공관절 수술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도 어렵고, 수술 후에 운동 기능을 회복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재수술 걱정으로 무조건 참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관절 수명은 점점 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수술로 인공관절을 더 오래 쓸 수 있게 됐다.
◇다리 축 정렬로 인공관절 수명 늘린다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은 대개 15~20년으로 알려졌지만, 인공연골이 마모되는 속도는 생활 습관이나 활동량, 수술 결과, 다리 축의 모양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다리 축은 고관절부터 무릎, 발목 관절의 중심을 잇는 선이다. 이 축이 일직선을 유지해야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고, 마찰이 적게 일어나 인공관절이 비교적 천천히 닳는다.
대표적인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는 환자의 휜 다리 축을 바르게 정렬해 인공관절 수명을 늘려 준다. 먼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로봇에 입력해 3차원(3D)으로 변환한 다음 환자의 무릎 관절 구조와 상태를 입체적으로 파악한다. 이어 인공관절의 삽입 각도와 위치, 절삭(切削) 범위 등을 수치화해 정밀한 사전 수술 계획을 세운다. 수술 중에는 다리에 부착한 센서로 환자가 움직일 때마다 무릎 관절 균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면서 다리 축 정렬을 맞춘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400명의 무릎 정렬 정도를 분석한 결과,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다리 축이 평균 7.56도 교정됐다. 반면에 일반 수술 그룹은 6도가량 교정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다리 축 교정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정규 강북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다리 축을 바르게 교정하면 인공관절 수명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무릎 운동 범위가 넓어지고 관절 기능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기존 수술로도 다리 교정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면 더욱 정교한 수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 후 통증 줄여 재활 돕는 로봇 수술
수술한 인공관절 수명을 연장하려면 꾸준한 하체 운동으로 허벅지 근력을 기르는 등 무릎에 전해지는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중 조직 손상과 출혈이 적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 등 후유증이 덜해 환자가 적극적으로 재활 운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마코 로봇 수술은 숙련된 의료진이 로봇 팔을 잡고 수술을 집도해 최소한의 뼈만 깎아낸다. 이때 사전에 계획한 절삭 범위를 벗어나면 로봇 팔의 움직임이 자동으로 멈추는 햅틱 기술이 적용돼 주변 근육·인대 등 연부조직 손상을 예방한다. 2017년 국제 골관절연구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수술 환자의 수술 후 통증 지수를 비교한 결과, 수술 후 첫날부터 8주까지 로봇 수술 환자 그룹의 평균 통증 지수가 일반 수술 그룹보다 약 55.4%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의사와 로봇이 협업하는 로봇 수술은 임상 경험이 풍부하고 숙련도 높은 의사가 집도했을 때 수술 성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며 “기존 인공관절 수술의 환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지만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정확도를 1%라도 더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