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창원힘찬병원 병원장이 무릎관절염 환자에게 로봇 인공관절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힘찬병원 제공

무릎은 몸의 하중(荷重)을 견디는 중요한 기관이다.

앉고, 서고, 걷고, 달리는 여러 가지 운동기능을 수행한다.

무릎에 탈이라도 나면 일상생활이 급격히 어려워진다. 외출이 힘들어지면서 우울증이 찾아와 신체적, 정신적 이중고에 시달리기도 한다.

관절·척추 병원 힘찬병원이 2015년 무릎 수술 후 1년이 지난 60대 이상 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술 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운동(45.8%), 집안일(18.8%), 여행(12.8%), 취미활동(9.6%)이 꼽혔다. 수술 후 무릎 기능을 회복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노년층의 국민병’이다. 관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무릎 연골이 닳아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중기에는 주사, 약물, 물리치료 등 다양한 보존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무릎 주변 근력을 향상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거의 닳은 말기에는 손상된 관절뼈를 깎고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 최선이다. 최근에는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 개개인의 관절 상태와 특성을 고려함으로써 수술 오차를 줄이고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중인 이태훈 부산힘찬병원 원장. /힘찬병원 제공

◇환자마다 다른 무릎관절 고려해야

사람마다 얼굴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무릎관절 모양도 제각각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환자의 관절 크기와 주변 연부조직 상태를 고려하면 성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징과 질환 진행 상태를 반영해 수술 계획을 짠다. 이를 통해 수술 정확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관절 운동 범위와 재활속도도 크게 향상될 수 있다.

구체적인 수술 절차는 다음과 같다. 수술 전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인공관절 크기와 삽입 위치, 뼈 절삭범위를 계획한다. 수술 직전에는 CT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근육, 인대, 힘줄 등 연부조직 상태와 다리 축 정렬, 인대의 균형까지 추가로 확인한 후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간다. 이처럼 여러 차례에 걸친 계획으로 오차를 줄여나감으로써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또 수술 후 원활하게 무릎을 구부리고 펴기 위해서는 수술 중 의사가 환자 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해 관절 간의 알맞은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로봇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기존에는 의사 눈으로만 확인하던 무릎 간격을 컴퓨터가 계산한 수치로 확인하고, 가상 시뮬레이션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태훈 부산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뼈 모양과 관절 손상 정도는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개인 특성을 고려해 수술 계획을 세워야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뼈를 정확히 깎고, 인공관절 사이 간격을 적절히 유지해야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수술 중 무릎 간격 상태를 수치로 확인하며 가상 시뮬레이션하는 장면.

◇정확한 절삭으로 빠른 회복 돕는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 시에는 숙련된 의사가 경험을 바탕으로 관절을 깎았다. 로봇시스템을 활용하면 컴퓨터가 계산해낸 수치에 따라 관절을 절삭하기 때문에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의사와 로봇이 협업해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이다.

마코 로봇은 인공관절 삽입에 필요한 절삭부위만 정확하게 깎아내도록 돕는 안전장치가 있다. 가상의 가이드라인인 ‘햅틱 기술’이 적용돼 뼈를 절삭할 때 정해진 수술 범위를 벗어나면 멈춘다. 무릎 주변 인대나 힘줄 등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통증도 줄여줄 수 있다. 이상훈 창원힘찬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수술을 정확하게 할수록 수술 후 통증과 부기가 줄어든다”며 “재활치료도 원활하게 받을 수 있으므로 운동기능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고 일상생활 복귀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현우 한국스트라이커 대표이사는 “마코 로봇은 하버드대학교병원, 메이요클리닉 등 전 세계 26국 유수 의료기관에 도입돼 지금까지 35만 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했다”며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힘찬병원 전국 5개 분원(강북·목동·부평·부산·창원)에서도 총 7대의 마코 로봇을 도입해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