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기준 교육부의 국외 고등교육기관 내 한국인 유학생 통계에 따르면, 북미 지역은 아시아에 이어 한국 유학생이 둘째로 많은 곳이다. 그러나 북미 지역 유학생 중 미국 명문대학 진학에 성공한 학생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EF아카데미 뉴욕캠퍼스를 졸업해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에 재학 중인 김시우씨, 미시간대 앤아버(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 다니는 김진혁씨에게 합격 비결을 들어봤다.

미국 명문대학에 재학 중인 김시우(왼쪽), 김진혁씨는 EF아카데미 뉴욕캠퍼스에서 진학 목표에 맞춰 IB 디플로마 과정을 이수하며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EF아카데미 제공

김시우 파슨스 디자인 스쿨 패션디자인 전공

“꾸준한 포트폴리오가 합격 비결”

지난해 9월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입학한 김시우씨는 현재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김씨는 11학년부터 IB 디플로마 과정을 이수하며 꿈을 키워왔다고 밝혔다. IB 디플로마(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국제 고교 학위 과정)는 기본 과정인 SL(Standard Level)과 심화 과정인 HL(Higher Level)로 나뉘는데, 2년간 SL·HL 과목을 각각 3개씩 들어야 한다. 김씨는 “10학년 때 진로를 결정하고 나서 IB 디플로마 과정을 통해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선택해 들었다”며 “그중에서도 Art(예술) HL 과목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다수 디자인 학교는 입시 과정에서 포트폴리오를 요구한다. 김씨는 Art HL 수업과 방과후 포트폴리오 동아리에서 만든 작품으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포트폴리오 평가에서는 실력과 재능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성실성과 꾸준함입니다. 수업 시간과 동아리 시간, 여가 시간 등을 활용해 작업량을 최대한 늘려 포트폴리오를 만든 것이 가장 중요한 합격 요인이었다고 생각해요.”

미국 대학은 성적만 우수한 학생을 인재로 여기지 않는다. 진정한 인재라면 지덕체를 고루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김씨가 다녔던 EF아카데미 뉴욕캠퍼스는 축구·농구·배구·장거리 뛰기 등 다양한 분야의 학교 대표 운동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김씨 또한 장거리 뛰기 동아리에서 학교 대표 선수로 활동했다. 그는 학교 행사나 교외 활동 등도 빠짐없이 참여하며 공동체 역량을 길렀다.

무엇보다도 김씨는 성공적인 미국 대학입시를 위해 진로 관련 경험을 쌓으며 시야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10학년 이하인 학생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고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습니다. 패션과 관련한 진로를 고민 중이라면 여러 브랜드를 찾아보고, 미술관과 전시회도 둘러보세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넓은 시야를 갖게 되면 디자인에 다양한 관점을 접목시킬 수 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만든 결과물을 포트폴리오에 남겨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포트폴리오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설명하는 하나의 그림책과 다름없습니다. 11학년부터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깊이 있게 생각하며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보세요.”

김진혁 미시간대 건축학과

“자소서에 다양한 경험 녹여내야”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유학길에 오른 김진혁씨는 EF아카데미 캠퍼스 안에서 언어의 장벽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김씨는 “유학을 결심하고 미국으로 떠났을 당시 한국 고등학생의 평균보다 훨씬 낮은 영어 실력을 갖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쉽게 해결했다”며 “방과후 교사의 보충수업을 적극 활용했다”고 전했다.

김씨 역시 IB 디플로마 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Math(수학) ▲Physics(물리학) ▲Visual Arts(시각예술) 등을 HL로, ▲History(역사) ▲Korean Literature(한국문학)을 SL로 수강했다. 김씨는 “‘건축학과 진학'을 목표로 정하고, 이과적 성향과 예술적 성향을 복합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각 과목을 골랐다”며 “특히 과목의 연구 성과물을 건축학과와 최대한 연결짓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Visual Arts 과목을 들으며 ‘건축의 유동성’을 주제로 2년간 제작한 건축 모형들을 작품 전시회 성과물로 제출하고, History 과목을 이수하며 ‘세계 2차대전과 독일 현대주의 건축의 상관관계성’을 주제로 다룬 소논문을 제출하는 식이다.

김씨는 “토론 중심의 IB 디플로마 과정은 학생이 여러 학문을 주체적으로 탐구하며 교사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며 “한국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는 기회가 적지만, IB 디플로마 과정을 운영하는 EF아카데미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토론을 통해 서로 이해하며 배울 점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그는 ▲학교 밴드와 오케스트라 동아리 활동 ▲미술 포트폴리오 동아리 활동 ▲교내 비영리 동아리 NHS(National Honor Society) 활동 ▲EF아카데미 도쿄지부 인턴십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다.

대학입시 준비 과정에서도 EF아카데미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김씨는 “교내에서 입시를 관리하는 대입 전문 카운슬러와 1대1 상담을 거쳐 입학추천서나 성적표 관리, 에세이 작성 등 미국 대학입시에 필요한 문서를 제출하기 때문에 보다 쉽게 지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자기소개서의 경우,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해 자신의 가치관과 방향성 등을 보여줘야 합니다. 스스로의 잠재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녹여 낸다면 대학 입학에 반드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