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 회장으로 김유진<사진> 휴니드테크놀러지스 회장이 지난달 공식 취임했다. 중견기업 회장이 방진회장에 취임한 것은 처음이다. 1976년 출범한 방진회는 현재 한화 방산 4사,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LIG넥스원 등 681개 업체가 가입해 있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김 회장으로부터 방진회 발전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중견기업 오너로는 처음으로 방진회장에 취임했는데 소감은?
“작년 초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경기가 장기간 위축되고 있고 이로 인해 방위산업 시장도 직간접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국내 방산기업을 대표하는 협의체의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초기 방위산업의 발전을 위해 17년간 방진회를 이끌어 주신 (고)류찬우 풍산 회장님과 여러 업계의 큰 분들의 업을 잇는 자리여서 어깨가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방진회는 681개 회원사 중 30여개의 대기업과 중견기업 외에 나머지 약 95%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떻게 하면 모든 회원사가 상생하며 지속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 방산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방위산업은 국가방위와 안보 측면에서 반드시 육성 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수 산업분야인 반면, 고난도 첨단기술 적용과 장기간의 연구개발을 필요로 함에 따라 사업적, 기술적 리스크가 여타 산업군 보다 크다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국내시장 수요만으로는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저는 우리 방산의 첫번째 과제가 원활한 방위사업 수행과 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법령 및 규정의 보완이라고 본다. 방산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계약법 제정과 연구개발 성실수행 인정제도의 확대, 품질 보증 기간과 지체상금 부과 및 부정당 제재기준의 현실화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두번째는 범정부부처와 업계가 공동으로 글로벌 시장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추진전략과 실천 로드맵을 조기에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취임사에서 ‘방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는데 그 배경과 내용은 무엇인가?
“해외 방산 선진국들은 자국 내 생산량의 30~50%를 수출하고 있고 일부는 70% 이상을 수출하는 나라도 있는 반면, 한국의 방위산업 수출비중은 10~15% 수준으로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방산수출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역량 강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최근 전세계 방산 공급망이 코로나 19 여파 및 글로벌 기업들의 정책에 따라 큰 폭의 재편과정을 거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빠르게 경쟁력을 높인다면 수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방진회도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인가?
“저희 방진회는 45년의 역사를 가지고 그동안 국내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과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희 방진회의 상대 조직인 미국 방위산업협회(NDIA·National Defense Industries Association)는 5만명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돼 미국 방위산업의 정책과 미래를 주도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거대 조직이다. 유럽의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방위산업협회 또한 국제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 방진회도 빠른 시일 내에 기능과 위상을 높여 상대국들과 대등하게 협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정부-군-연구소-기업 등 관련 기관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우리 방위산업은 반드시 세계시장에서 높은 입지를 차지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이를 위해 저와 방진회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