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서 음식과 관련해 ‘씨’가 붙은 것은 뭔가 더 특별하고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느껴진다.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잡았던 ‘씨암탉’은 어떤 집안의 보물 1호였고, 이듬해 밭에 심어 온 가족 끼니를 해결할 ‘씨감자’도 생명의 불씨와 같았다.
그런 가운데, ‘씨간장’ 또한 우리 음식의 역사에서 아주 귀하고 특별한 존재이다. 이제는 장 담그는 집이 줄어들면서 ‘씨간장’이라는 말도 듣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전통 장맛의 명가(名家)’ 대상 청정원이 씨간장을 활용한 프리미엄 ‘햇살담은 씨간장 숙성공법 양조간장’을 선보이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맛볼 수 있게 됐다.
◇수십 년 묵은 ‘씨간장’의 전설?
씨간장이란 간장 중에서 가장 맛이 좋은 묵은 간장을 골라 오랫동안 유지해 온 것으로, ‘간장 맛의 씨’가 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우리 선조들은 맛이 뛰어난 씨간장을 잘 보관해 두었다가 매년 새로 담근 햇간장을 조금씩 첨가하는 ‘덧장’으로 오랜 시간 균일한 맛과 풍미를 유지해왔다. 이렇게 숙성된 씨간장은 짠맛이 순화돼 부드러운 단맛과 풍부한 감칠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씨간장이라고 꽁꽁 싸매서 그냥 장독 안에만 두면 사용하면서 점점 증발해 사라질 수밖에 없다. 햇간장을 매년 섞어 씨간장의 양을 늘려야 그 명맥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할머니 때부터 수십 년 보관해 온 씨간장을 이번에 물려받았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오래 묵어 감칠맛이 강해진 씨간장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각종 유효 성분이 늘어나므로, 건강에도 훨씬 유익한 것이 씨간장이다.
◇'씨간장’의 현대화…덧장 방식 계승한 숙성 공법
대상 청정원이 선보인, 프리미엄 ‘햇살담은 씨간장 숙성공법 양조간장’은 씨간장이 보존되지 않은 집에서도 쉽게 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대상 청정원은 전통 장류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양조간장의 새로운 패러다임까지 제시하고자 씨간장을 활용했다.
새로 출시한 제품은 청정원의 대표 간장인 ‘햇살담은 양조간장’에 ‘씨간장 숙성 공법’을 적용해 만들어졌다. ‘씨간장 숙성 공법’은 햇간장에 씨간장을 더하는 덧장 방식으로, 숙성 시에 씨간장을 사용한다. 이렇게 탄생한 ‘씨간장 숙성공법 양조간장’과 ‘씨간장 숙성공법 양조간장 골드’는 각각 9년·11년 이상 된 씨간장을 넣어 숙성한 제품이다. 엄선된 간장에 오래 발효시킨 씨간장이 더해진 만큼 깊고 부드러운 풍미와 깔끔한 뒷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간단한 무침이나 볶음 요리는 물론 갈비찜·전복장·새우장 등 고급스러운 한식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씨간장’과 ‘햇살담은 간장’ 서로 시너지 효과 노려
이러한 ‘씨간장’은 대상 청정원의 ‘햇살담은 간장’ 브랜드와 합쳐지며 또 하나의 대표 제품 자리를 노리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씨간장은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장(醬)문화”라며 “국내 장류 선도기업으로서 씨간장의 가치와 제조법을 계승하고, 일반 소비자도 손쉽게 맛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상은 간장 전 제품을 100% 자연 숙성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1997년 6월 ‘햇살담은 간장’ 브랜드 론칭과 함께 조림간장이라는 새로운 용도형 제품(햇살담은 조림간장)을 내놓으며 간장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이후 장류 대표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이어 가기 위해,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100% 자연 숙성 간장만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요리의 종류에 따라 구분되는 용도·편의형 간장 등 소비자들 의견을 반영한 제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