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인공관절 수술 1만례(例)를 돌파한 국희균 사랑플러스병원장은 ‘수술 횟수’에 민감하다. 혹여 케이스 하나라도 적게 계산됐는지 따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다. 양적인 횟수보다 질적인 회복에 중점을 두고 수술을 준비한다. 환자의 관절 상태를 체크하는 CT·MRI·X-ray 검사는 기본, 혈관과 신경 그리고 생체 나이와 스트레스 지수까지 파악한다. 어떤 방식의 수술이 환자의 체질(體質)에 적합한지 먼저 숙고(熟考)하는 것. 필요하면 같은 병원의 내과·가정의학과 의료진과 협진(協診)하기도 한다.
그렇게 2003년부터 인공관절 수술 외길을 걸어온지 18년. 2017년에는 서울 최초 로봇 인공관절 수술 트레이닝 센터로 지정돼 국내외 의사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국 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이젠 속도보다는 섬세함을, 케이스 축적보다는 환자 만족도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9일 개원(開院) 20년을 목전에 둔 서울 강동구 소재 사랑플러스병원에서 국 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라면 신속성과 정확성이 장점으로 떠오르는데요.
“그렇긴 하죠. 그러나 로봇이 모든 답을 주는 건 아닙니다. 의사의 정성과 전문성이 중요합니다. 수술하기 전에 보통 계측(計測)을 합니다. 환자의 뼈와 인공관절이 잘 접합(接合)되는지 의사가 직접 판단하는 거죠. 아무리 뛰어난 3세대 로봇이 나와도 이걸 대체할 수 없어요. 로봇 수술에서도 기계 성능만큼 의사 숙련도가 중요한 이유죠.”
Q. 의사의 전문성을 강조했는데, 의사가 중간에 개입하는 반자동 ‘마코’가 아닌 자동화 기계인 ‘로보닥’을 사용하는 이유는 뭔가요.
“물론 각기 장단점이 있죠. 저 같은 경우는 반자동 기계를 쓰면 손의 떨림이라든지 의사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수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자동화 기계를 써요. 또 반자동은 일부 사람의 손으로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깎아내는 뼈의 표면이 거칠게 되죠. 반면 자동 기계는 무릎을 세워 놓으면 설계에 따라 저절로 정확하게 수술하기 때문에 뼈 표면도 비교적 세밀하죠. 정교하게 다듬어질수록 재활이 빠릅니다. 앞서 제가 의사의 역량을 강조한 부분은 환자 개개인의 체질 차이를 감안해 ‘맞춤형 케어’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어요.”
Q.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차이점은.
“일반 수술은 대부분 진행 방향이 수술대 현장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요. 관절을 열어 놓고 X-ray를 보면서 수술의 가닥을 잡아나가죠. 반면 로봇 수술은 보통 전날 두 번에 걸쳐서 ‘사전 수술’을 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하게 설계하죠. 인공관절을 얼마나 다듬을지, 각도는 어떻게 할 건지, 회전은 얼마나 시킬지 등을 미리 결정해놓죠. 그리고 로봇 수술은 ‘로봇이 모든 걸 주도해서 사고가 나도 멈출 수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의사가 옆에서 다 지켜보고 ‘스톱 버튼’도 쥐고 있죠. 안전장치가 오히려 더 강한 편이고 그래서 출혈 등 부작용도 훨씬 적습니다.”
Q.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성패(成敗)를 가르는 관건이 있다면요.
“관건은 결국 ‘축’이에요. 의사가 사람마다 다른 해부학적인 축을 잘 분석해야 인공관절 사이즈도 정확하게 계산이 되죠. 예를 들어 수술 포인트가 무릎이라면, 수술을 통해 고관절부터 무릎·발목을 연결하는 이른바 ‘일직선 라인’을 잘 구현해야 하죠. 물론 일직선 라인만 구현하는 게 로봇 수술의 전부라고 말할 순 없어요. 사람마다 보행 자세와 생활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걸음걸이에 맞게,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수술을 맡은 의사가 끝까지 도와야죠. 우리 병원은 환자의 일상 회복을 목표로 수술 이후 2~3개월간 근육과 인대를 맞춰주는 ‘워킹 교육’을 진행합니다.”
Q. 환절기 관절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관절, 특히 무릎은 온도·습도에 예민한데 기온 차이가 심한 환절기에 통증이 심하죠. 평상시에 운동을 자주 해야 합니다. 운동 중에 등산과 계단 오르내리기가 무릎에 안 좋다는 얘기도 많은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주치의와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야죠. 의사는 개개인의 차이를 고려하고 호흡을 맞춰나가면서 환자를 치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