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기술을 활용한 한국투자증권의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가 금융위원회에 의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미니스탁(모바일 해외주식투자 플랫폼), 온라인 금융상품권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가 다른 서비스와 함께 흥행에 성공하며 금융권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2년 5월 출시 예정인 이 서비스는 안면인식기술을 활용하여 사전 등록된 본인의 얼굴 데이터와 직접 촬영한 얼굴의 특징을 비교 검증한다. 기존의 실명 확인 시스템보다 진일보(進一步)한 형태로 한층 빠르고 간편하게 금융 서비스와 생활 밀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이 그동안 선보인 혁신금융서비스는 금융의 높은 문턱을 낮추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선보인 ‘미니스탁(ministock)’은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나누어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천 원으로 시작하는 해외주식 투자’라는 슬로건을 건 이 모바일 앱은 주식을 반드시 한 주 단위로 매매해야만 한다는 기존 상식을 깼다.
한 주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싼 해외주식을 소수 여섯 번째 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가용(可用) 자금이 많지 않은 소액 투자자들도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우량주에 고르게 투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미니스탁’은 출시 1년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회를 넘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용객의 70%가 2030세대일 만큼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뜨겁다. 저성장 기조 속 일찍부터 금융 투자에 관심 갖기 시작한 초보 투자자들이 자산관리 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니스탁을 통해 구글·애플·아마존·테슬라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우량주 대부분에 투자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해외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도 천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게 하면서 거래 가능 시장과 종목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소액 장기투자를 원하는 서학개미(해외 주식을 많이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를 겨냥해 원하는 종목과 금액, 주기, 투자기간을 미리 설정하면 자동으로 적립식으로 투자하게 해주는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니스탁에서 출발한 ‘소수점 투자’ 열풍은 해외주식 소수점 투자의 전면 허용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나아가 국내 주식과 부동산, 명품,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으로 번지면서 새로운 재테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앞서 지난해 1월 출시한 온라인 금융상품권 역시 2030세대의 이용 비중이 높다.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주식이나 채권, 펀드, 발행어음 등 금융상품을 액면가만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일어난 주식 투자 붐과 맞물리며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다른 상품권처럼 사용처가 제한된다는 우려가 없고, 구매와 사용 전반에 걸친 과정이 훨씬 간편해 주요 이커머스(electronic commerce, 전자상거래) 채널을 뜨겁게 달군 인기 상품으로 성장했다. 금융의 문턱을 낮추며 MZ세대의 투자 지평을 넓힌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지난 9월 혁신금융 지정 연장이 결정되면서 2년간 서비스를 더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금융권에서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 모으는 ‘마이데이터’ 사업 역시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9월 마이데이터 본인가 획득 후 11월에는 금융보안원 주관 ‘마이데이터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도 통과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보안취약점 점검과 신용정보원이 주관하는 비공개 베타테스트(CBT) 등을 거쳐 안정성을 최종 점검한 후, 내년 초 서비스를 정식 오픈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도 간편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장착한 별도 앱을 통해 ‘일상 속의 투자’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히 주식이나 금융상품을 사고 파는 것을 넘어 일상 속 다양한 콘텐츠를 투자로 연결하고 확장하여 금융 생태계의 판을 키워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