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대신 친환경”. 현대백화점이 ‘백화점 쇼핑백’을 친환경 제품으로 바꾼다. 한때 백화점 쇼핑백은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을 앞세워 경쟁했다. 하지만 가치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이 늘자, 현대백화점은 연간 약 800만 장에 달하던 쇼핑백을 기존 고급 용지 대신 100% 재생용지로 제작하기로 했다.
◇연간 나무 1만3200만 그루 보호 효과
현대백화점이 도입하는 친환경 쇼핑백은 총 4종으로, 황색의 100% 재생용지로 만든다. 지난달 21일부터 판교점과 더현대 서울에서 친환경 쇼핑백을 시범 사용 중이며, 오는 4월부터 전국 16개 점포로 확대 시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쇼핑백 도입으로 연간 1만3200그루의 나무를 보호하고 3298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친환경 쇼핑백은 지난해 2월부터 친환경 경영활동 강화를 위해 현대백화점이 시행 중인 친환경 캠페인 ‘PROJECT(프로젝트) 100′의 첫 성과이기도 하다. ‘PROJECT 100′은 ‘100% 재활용 소재만을 활용해 친환경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쇼핑백 개발을 위해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서울대 산학 연구팀, 페이퍼 코리아 등 외부 전문 기관과 손잡고 소재 개발과 친환경 생산 프로세스 구축에 나섰다. 친환경 쇼핑백 내구성을 갖추기 위해 약 5개월간 신문지, 종이박스 등 각 폐지별 성질을 연구했고, 무거운 물건을 담고도 잘 찢어지지 않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험을 반복했다. 내구성은 강화했지만, 사용 후 재활용이 쉽도록 코팅이나 은박은 추가로 가공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은 이와 함께 유통업계 최초로 ‘자원 순환 시스템’도 구축했다. 자원 순환 시스템이란, 자체 발생하는 폐기물을 회수·수집해 원료로 가공하고, 이를 활용한 재활용품을 만들어 자원 절약과 탄소 배출 감소를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자원 순환 시스템을 적용해 본사는 물론, 16개 점포에서 발생하는 포장 박스, 서류 등 매년 약 8700톤의 폐지를 자체 수거한 뒤 쇼핑백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았다. 재생용지의 황색에 현대백화점의 상징 색깔 중 하나인 그린을 더해 친환경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생활 속 친환경 문화 확산
현대백화점은 고객과 함께 다양한 캠페인을 열며 유통업계의 친환경 경영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고객들로부터 재판매 가능한 의류와 잡화를 기부받는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을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시작했다. 2019년부터는 이를 연중 상시 기부가 가능한 ‘365 리사이클 캠페인’으로 전환해 압구정본점 등 전국 16개 현대백화점 전 점포에서 진행 중이다. 캠페인을 통해 수집된 헌 옷과 잡화는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재판매되며 수익금은 초등학교 교실 숲 지원 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또 2020년부터 고객들로부터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용기나 투명 폐(廢)페트병을 수거하고, 이를 활용해 친환경 화분 등을 만들어 기부하는 ‘플라스틱 업사이클 캠페인’을 유통업계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친환경 기술진흥 및 소비촉진 유공’ 정부포상 탄소중립 생활실천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